지난 주말에 시아버님 생신을 차려 드리기 위해 금요일 저녁 시댁으로 출발했다.
중간에 막내 시누이를 픽업하여 같이 회를 떠서 조촐하게 다른 가족들 기다리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12시 지나 둘째 시누이 도착하여 2차는 소주판이 벌어졌고, 한두잔 마시다가 1시가 지나서 방으로 들어와
알람을 맞추기 위해 폰을 찾으니 문자가 와 있었다.
11시 50분 도착한 문자는.... 친구남편이였고,
오늘 저의 장인어르신께서 별세하셨습니다.
상주 ***장례식장(000-000-0000)
술을 마신상태라 내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딸아이에게 장난 문자 아니냐고 물었으나 그럴리가 없는 일이였다.
금요일 사망이니 일요일이 발인이고, 장례식장엔 토요일에 가야 하는데
아버님 생신인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의 늪에 빠져 버린 꼴이 되어 버렸다.
남편에게 말하고 대전까지 데려다 달라 했더니 단칼에 거절이였다.
아버지 생신 어쩌고 거길 간다는 거냐는 것이 이유였기에...한없이 속상하고 또 속상하였다.
다른친구 또한 친정어머님 위독하여 병원에 있기에 불가하여... 둘다 애가 타는 시간을 보내야했다.
그래서 친구와 친구남편과 통화하며 미안하다는 말만을 되풀이 하며 위로도 제대로 못하며 밤을 지새웠다.
며느리이기 보다 그냥 사람으로써 친구의 슬픔을 함께하며 위로가 되어주는 여자이고 싶다는...생각은.
결혼이란 것이 여자을 이렇게도 족쇠를 채운다는 슬픔이 되어 까만밤을 하얗게 보내야 했다.
아침일찍 일어나 음식 준비를 시작하는 나의 마음은 지옥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어쩔수없는 상황을 인정하고 아버님 생신준비를 하는수밖에....
나로인해 여러사람들 기분 상하게 하면 곤란하니......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사람들과 먹고 마시기를 하루종일.
그렇게 보낸 이틀동안은 난 너무 힘들었으나 다른 가족들과 시부모님이 좋아하시어 나름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수요일 친구와 전화하여 못다한 사연에 대한 말들로 서로가 서로에게 괜찮다 위로해주었지만...
난, 그 친구에게 씻을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