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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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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보내는 글(5)


BY 윤아 2012-12-21

눈이 또 와요.

함박눈이 소리없이  쌓여서 퇴근길 미끄러질까봐 쓸었더니

이젠 싸레기 눈이 오고 있네요.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날에는 이른 새벽 엄마의 눈 치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곤 했었는데..

그치...엄마~~

 

어제 수정이가 대학에서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퇴근길에 면사무소가서 떼었는데....

엄마 이름옆에 [사망]이라고 찍혀 있어서 와락 눈물이 나오는 걸 애써 참았어요.

집에 와서 식탁에 앉아 다시 꺼내어 보던 내 가슴 한가득 서러움이 밀려와 바다가 되려 함을..

엄마는 알까요.

 

엄마...

수정이한테 서류 내밀면서 그랬어요.

- 괜히 엄마가 떼었나봐... 외할머니 이름 뒤에 [사망]이란 글씨 보면서 서러워 죽을뻔 했어.

- 엄마 미안..  다음부터는 아빠보고 떼어 달라 할께.

- 아빠는 근무시간에 짬 내기 힘들꺼야...  어차피 돌아가신 분인것을.....

  이렇게 받아 들이며 살아야지..암만~~~

- 엄마 내가 잘할께..

 

엄마....

나는 살면서 왜 엄마랑 이런 대화를 하지 못하고 살았을까요.

엄마가 올케때문에 힘들어 할때... 아버지 때문에 속상해 할때....

여느 딸처럼 엄마의 편에서 같이 화도 내고 욕고하고 흉도 보고 그럴껄 그랬어요.

엄마... 미안~~

 

우리 엄마 많이도 외롭고 버거웠던 인생살이...

막내딸이 도움이 되어 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

엄마 많이 미안...

 

일주일 뒤.... 아버지와 언니랑 같이 엄마 보러가기로 했어요.

엄마... 그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