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일라고 미역국만 꼴랑 끓여 주는 마누라랑 사느라 고생이 많네..
저녁에 오리 주물럭 준비해서 술 한잔 하며 생일 파티 하자구요.
생일 축하해요....^^ ]
아침에 출근길에 남편에게 보낸 문자였다.
어제 그리 많이 오는 눈길을 옷 다 젖어 가며 장을 봐야서
아침엔 미역국이 고작이였다.
왜냐면....아침엔 술을 마시지 못하니깐....ㅎㅎㅎ
그래도 접시 접시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으로만 아침상을 차렸고,
침대위에 양말부터 속옷은 물론 겉옷까지 차래대로 올려 놓았고,
아들과 함께 남편이 자리에 앉을때까지 기다려도 주었고,
수저 드는 순간.... 아들과 합창으로 "생신 축하합니다~~~"라고도 했으며...
나는 "미역국 드시고, 만수무강 하시옵소서...^^"라고 했다.
울 남편......."나이 어린 마누라랑 사니깐 반드시 만수무강 할꺼야...ㅎㅎ"라고 답한다.
친구집에놀러 갔다가 시어머님 눈에 들어 어거지로(?) 결혼한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남편을 오빠라고 부른다.
주위 사람들이 핀잔을 주거나 뭐라 했으면 당연히 고쳤을텐데....
친정, 시댁 모두의 사람들이 아무소리 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그것도 웃긴다.
허나.........얼마전, 아들이 그런다.
"엄마, 왜 외삼촌한테 자꾸 오빠라고 불러...?
우리 아빠는 따로 있는데.... 외삼촌이 엄마 남편 아니잖어....!!!"
그래서 한바탕 웃었던 기억.
남편과 살면서 사건 사고가 너무 많았다.
그래도 웃으며 20면 넘게 살 수 있었던것은
아마도........아이들의 힘 때문이지 싶다.
부부에게 아이들은 십자가의 못과 같은 존재라는 말도 있듯이
부부들을 두개의 나무에서 하나의 십자가가될 수 있게 꼭 붙어있게 하는 못과 같은 역활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오늘도 20번째의 생일 케잌앞에 앉아 나란히 촛불을 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