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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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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BY 윤아 2012-11-28

 

 

 

나는 아침마다 도시락을 싼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도시락 반찬 준비 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나의 일과는 바로 추억의 기차여행이다.

중고등학교시절의 아궁이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준비해 준 엄마의 도시락처럼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한 도시락준비는 어릴적 추억이 샤부작 거리는 매개체이다.

유난히 몸이 약해 뼈 밖에 없었던 막둥이를 위하여 그 시절의 울 엄마는...

학교에서 반 아이들에게 뺏길까봐 도시락 위에 밥 깔고, 계란 후라이 깔고, 밥깔고 그렇게 도시락을 만드셨다.

처음엔 도시락 뚜껑에 기름 묻히지 않기 위한 방법인줄 알았으나 졸업후에야 알게된 사실이였다.

나의 잔머리는 그때의 울 엄마에게서 물려 받은 것인지도......^^

 

초등학교 시절엔 늘 변함없이 김치볶음이 도시락 반찬이였다.

냄새도 싫고, 도시락 지져분해져 싫고, 어쩌다 가방이 더렵혀지는 건 더욱 싫었던 그때.

담임선생님은 특별나게 김치볶음을 좋아하셨다.

아이들의 반찬중에 김치볶음인 아이에게 100원을 주고 도시락과 바꾸어 먹었었다.

(그시절의 백원이 지금의 얼마쯤인지... 백원이 맞는지도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우리집 김기볶음 맛았다며 내 도시락을 뺏다 싶이 갖고 가시고,

나에게 돈을 쥐어 주시기 시작했다.

지금도 빵을 좋아하는건 그 돈으로 빵과 우유를 사 먹었기에 시작된 습관일지도.....^^

 

아이들 어린이집 다닐때 일년 동안 도시락을 일주일에 한번 싸 보낸적이 있다.

(어린이집 원장님의 엄마와 아이에게 준 추억선물-엄마들이 귀찮아해서 다음해에 중지)

이쁜 도시락 준비하여 싸 주며 쪽지를 꼭 넣어 보냈던 그 때를 아이들과 나는 기분좋게 추억한다.

이렇듯 도시락은 누구나 마음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추억의 꼼지락거림이란 생각이든다.

주변의 식당가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도 있으나 유독 내가 만든 도시락을 고집하는건

아마도 나 또한 그냥 도시락밥이 아닌, 어릴적 추억에 대한 기억을 먹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