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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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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49제


BY 윤아 2012-11-14

첫눈이 왔다.

깊은 산속 하늘에서 떨어지는 저 하이얀 눈 꽃송이는 아마도 엄마의 선물일까.

하늘을 향해 머리를 처 들고 바라다보는 내 마음에 흐르는 서글픔은 못내 눈물이 되어 흐른다.

하염없이 볼을 타고 흐르는 두줄기의 물기는 보는이의 마음또한 먹먹하게 만들고,

마지막까지 입었던 옷가지들은 바람의 힘을 빌어 잘도 타올라 하늘 높이 끝없이 날라가는구나.

멀리 멀리 날아올라 우리들의 모습 찬찬히 살피는 엄마의 눈길처럼....그렇게 첫눈이 오던 엄마의 49제였다.

 

절을 한다.

정해진 식순에 의한 절도있는 인사는 생략한지 오래다.

스님의 말씀처럼 맘 가는데로 하고 싶은데로 부처님전에 절을 하는 작은언니와 나다.

속 모르는 아이들은 왜 그리 많이 하냐며 이상하게 생각해도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자식들과 손자들이 다 올리고 난 뒤에 홀로 구부정한 허리 굽히여 영정사진앞에 절을 하는 아버지.

그 허리숙인 뒷모습은 모든이의 눈물샘을 자극하여 훌쩍이는 신호탄이 되었다.

찾아온 사람들의 절을 받은 우리엄마 마음은 어떠하실련지.....

 

밥을 먹는다.

제를 올린 음식이 밥상에 준비되어 차려졌다.

옹기종기 아이들과 어른들이 섞이여 수저를 들고 먹는 소리이외엔 아무소리가 없다.

"엄마가 주는 마지막 밥이니 남기지 말고 다 드시고 가세요"라는 식간의 보살님 말씀은

나의 입안에 음식들을 꾸역 꾸역 처 넣게 만드는 디딤돌이 되었다.

울 아버지 "우리 막내 배 많이 고팠구나....ㅉㅉ"라는 말씀은

내 울음보를 터 트리는 시발탄이 되었다.

맛있게 잘 먹어야 울 엄마 가시는 길 사뿐사뿐 새색시처럼 가신다는 말은

언니와 아들이 남긴것 까지 다 먹게 만들었고, 그래서 엄마는 편히 잘 가셨으리라 믿는 내가된다.

 

술잔을 부딪힌다.

늦은시간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여 도착한 당진.

남편에게 문자를 날린다.

[집에 가는 버스 탔어요. 7시쯤 도착할꺼 같아요.]

남편 전화한다.

-힘들고 피곤할텐데 밥 먹고 들어가자..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릴께

남편과 마주앉아 말없이 술잔을 주고 받으며 '짠'소리를 즐긴다.

내 눈을 보고 하루동안의 노곤함을 알기라도하듯이...

그렇게 말없이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며 술잔의 수는 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