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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보내는 글(1)


BY 윤아 2012-10-02

엄마.....

그날은 이상하게 집 밖으로 한 발자욱도 나가기 싫었어요.

출근도 하지 않고 그저 책만 읽으며 보냈던 그 하루라는 시간은

누가 곁에서 멤돌고 있다는 생각에 몸에 소름이 돋아야 했었지만...

그것이 엄마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장례를 치르며 뒤늦게야 알았어요.

가까이 사는 다른 자식들은 다 보았으나 지방에 홀로 사는 날 보고 싶어 찾아간 듯 하다는

외숙모님의 말씀은 제 가슴을 마구 휘저어 놓았지만...

그렇게라도 엄마가 마지막까지 찾은 자식이 나라는 것에 감사했어요.

그래서 울지 않고 웃으며 엄마를 보내고 싶었지만...

염할때 엄마의 그 마지막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막내의 발버둥은

끝끝내  엄마의 저승길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어요.

아버지와 오빠가 결정한 것들에 대한 돌이킬 수 없음에서 오는 헛헛함은

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양 악을 쓰고 울게 만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모두다 쓸때없고 덧없는 행동이였지 싶은게 아버지께 많이 죄송하네요.

 

엄마....

4월에 요양원 찾아가 내가 물었던 질문에 어눌한 발음으로 답하던 그말...

"사는거 별거 없어 그냥 살어. 나도 후회하며 살지 않았어..."

그래서 내가 그랬지요.

"엄마, 치매 환자 아니지...? 나이롱 환자지...!"

엄마.....

엄마의 막내딸 나머지 나의 삶엔 언제나 엄마가 계실꺼에요.

엄마의 그 말씀을 늘 생각하고 각인하면서 힘들때마다 그 말을 곱씹으며 그리 살꺼에요.

그리고 엄마가 걱정하지 않고, 마음놓고 편안히 가실 수 있게 잘 살꺼에요.

그러니까 엄마도 근심걱정 훌훌 털어 버리고 좋은곳에 가서 늘 웃으며 사시길 바래요.

엄마....

이젠 입밖으로 말하며 표현할 수 없는 존재지만

그래도 내 맘 속에서는 늘 살아 계시는 엄마입니다.

엄마..... 자주 편지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