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지를 받은 친구가 편지 잘 받았다면서 문자가 왔다.
A4용지 두장에 빼곡히 적어 내려간 나의 넋두리였지만...
그 친구는 나의 글은 한편의 수필을 읽는거 같다며 좋아한다.
바쁘다며 시간에 노예로 사는 신세한탄을 하며 본인도 답장은 꼭 손글씨로 쓸거라며 기대하란다.
그러면서 남편 생일이라 음식 장만해야 하는데 귀찮다고 하길래 내가 보낸 문자...
[미운만큼... 꼭 그만큼만 사랑해 주며 챙기고 살아라.
그래야 너의 마음에 업보가 쌓이지 않는다.
우리 의리와 정으로 남은 시간 웃으며 보내자..^^]
몇주전부터 남편이 번데기를 먹고 싶어했으나...
장날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장날이라 시간내어 나가면 다 팔리고 없고 그랬다.
나도 그렇고 남편은 번데기를 좋아한다.
나는... 어릴때 유독 허약하여 자주 아프다보니 몸보신 시킨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자주 먹이셨기에
모르고 먹었던 습성때문에 거부감없이 지금도 잘 먹는다.
아마도 ,,,,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울때 그 그리움을 삼키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이야 어찌 된 사연인지는 몰라도 먹고 싶어 하는걸 빤히 알면서 묵인하기 어려워서
어제 시청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시장에 들려 사와서 나만의 레스피로 만들어 놓았더니...
작은 양은 냄비로 한가득 인것을 국물까지 들고 마시는 사람이 남편이다.
'저렇게 먹고 싶은걸.... 빨리 사다 해 줄껄...'이라는 생각을 하며 미안해 했었다.
내 남편 아이 셋 낳아 키울때까지... 임신중에도 내가 먹고 싶다는 거 제대로 사다 준적 없었던 사람이였으나
그래도 나는 앙금으로 남겨두지 않고, 남편을 임신부라 생각하며 먹고 싶다는건 거의 다 만들여 먹이는 편이다.
왜냐면.... 그래야 내가 편하니까....
누굴 미워한다는 건 날 병들게 하는 주체가 되는 일이란 걸 진즉에 알아 버렸기 때문에.
그래서 친구에게도 나의 일상을 말하면서 그랬다.
"너무 오래 살다 보면 밉지...
미울때 많지...
우리도 사람인데....
암만...
그러나...
그래도...
한번만 생각을 고처 먹고 살자.
그래야 좋은거야.
지는게 이기는 것이 인생더라...^^"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