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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생각나는 날


BY 윤아 2012-08-21

비가 정말 많이도 오는구나. 

지금의 비가 농사에 도움이 되는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네.

이러구도 농사꾼의 딸이였다고 말할 수 있는것인지....ㅜ

 

나 결혼하자마자 농사에서 손 놓으시고 집 근처에 텃밭만 가꾸며 살았던 울 엄마.

평생 머슴처럼 남자보다 더 억척스럽게 일만 하시던 분이였는데..

날 위해 농사를 지었던 분처럼 결혼하자 곧바로 손을 놓으시는 모습 보고 많이 놀랬던 기억이 있다.

손톱을 손톱깍이로 깍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었던 울 엄마.

피부는 늘 씨커멓게 그을러 있어서 정말 한덩치 하시던 모습 덕분에 남자 같았던 울 엄마.

지금은 피부도 나보다 하얗고, 손톱도 나보다 길고, 눈도 나보다 크셔서

요양원 직원들이 엄마가 젊었을때 이뻣을꺼라 하지만....

울 엄마 전혀 이쁘다고 생각한 적 없었드랬다.

전의 모습이 좋았던건지..... 지금의 모습이 좋은건지...

잘 모르겠다는 지금 내 맘이 그냥 먹먹할뿐.

 

유난히 엄마 생각이 나는건.... 오늘이 내 생일이다.

어릴때부터 생일날은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냥 먹고 놀아야 일년이 편안하다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는 날.

당신은 생일날도 아침상 치우자마자 밭으로 논으로 일 나가셨던 분이...

유독 나에게만은 그런 대우는 물론 그 시골에서 친구들 불러 생일파티도 해 주셨던 분이....

아마도 오늘이 막내둥이 생일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쩔수 없는일....

그렇게라도 살아계심에 감사할뿐.

 

엄마가 생일날 만들어주었던 내가 좋아하고 잘 먹었던 것들....

그 모든 것들 생각나서 울쩍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