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적 엄마 아버지 품을 떠나 외숙모 외삼촌댁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유년시절을 보냈다.
고향 친구도 엄마 어버지 동네 보다는 외가쪽 동네 친구들과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지낸다.
그래서 지금도 나의 마음엔 부모가 두분씩 자리한다.
외숙모 외삼촌이 아닌 나에게 그분들은 부모와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그런 분들이 지날 주말 왜목마을에 외사촌들과 휴가를 오셨다.
다른곳으로 갈 수도 있었겠으나 내가 있는 곳에 왜목마을이 있고,
체험마을 사무장으로 일하는 나의 직업상 모든 것이 궁금하였으리라 생각이 된다.
토요일 점심때쯤 도착하여 우리집 식구들과 함께 2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식당 정 중앙에 떡 버티고 앉아
식사를 할때의 그 분위기는 정말 오랜만이라 너무 감사한 날이였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러 나간다던 울 남편..... 멋지게 계산을 정산한 것을 뒤 늦게 알고는
모든 식구들이 고마워 하는 모습은 나의 어깨를 한층 올라가게 하였다.
다음날.... 해수욕장에서의 칠순을 바라보는 외삼촌께서 아이들과 해수욕을 하시는 모습은
태어나 처음 보는 모습이였기에 보는 내 마음이 더 기쁘면서도 저런 모습을 이제야 보는 죄인이 되었다.
주변에서 그래도 맛있다는 맛집만 골라 드시고 싶어 하는 메뉴 선택하여 돌아 다니며
이것 저것 드시면서 "정말 잘 먹었다. 맛있다..."라고 말씀하시는 그 모습을 보면서
고마우면서도 왠지 모를 미안함이 감도는 건.....
모처럼 오신 외가 식구들을 집으로 모시고 한끼의 밥이라도 대접하지 못하고
식당으로만 도는 내가 너무 송구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 더운데 당신들 때문에 고생한다며
집밥보다 식당밥이 더 맛있다며 좋아하시는 모습은.....정말 부모님의 마음 그것이엿다.
해변가 파라솔 속에 시원한 바람 의지하며 외사촌 동생들과도 이런 저런 옛날 어릴적 이야기꽃을 피웠던
지난 주말의 시간은 여름내내 힘들 나의 심신에 비타민과도 같은 필요 영양제가 되어 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