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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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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BY 윤아 2012-07-27

얼마전.........

출근하여 일을 마악 시작하였는데 전화가 왔다.

"지금 너 보고 싶어서 당진행 버스 탔어... 터미널 도착하면 전화할께..."

예정대로라면 나의 일과도 10시면 끝날거 같아 그러라 했다.

예약손님이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온다고 했으니 괜찮을 듯 싶었다.

그러나 예약시간보다 너무 늦은 손님때문에.... 중간에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괜찮아 책읽으면서 있으면 되니까 편하게 일보고 나와...]란 답장이 왔다.

2시간 늦게 도착한 손님덕분에 그 아이는 터미널에서 3시간을 기다렸다.

그래도 인상한번 쓰지 않고 "나왔으니 됐어~~"라고 말하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한참 뒤 내가 만든 유부초밥을 먹고 싶다길래.....

그날의 미안함을 보상하기 위하여 말도 없이 아침에 일어나 유뷰초밥을 만들어

학원 다니는 딸아이 도시락 싸주고 여유있게 출발하면서 문자를 날렸다.

[유뷰초밥 어디로 배달할까용~~~~]그런데....

[오늘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내가 전화할께....!]였다.

미팅 끝나면 전화 하겠지....철썩같이 믿고 터미널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4시간을 기다려도 전화가 오지 않았다.

전화를 할까 하다가 미팅중에 곤란하면 어쩌나 싶어서

[기다리다가 그냥 당진행 버스표 끊었다.. 많이 바쁜가 보다.. 유부초밥은 기다리며 내가 다 먹었다]

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다. 그래서 버스에 올라 출발하려는 순간 전화가 왔다.

"문자로 유부초밥 어디로 배달할까용 하면 어떻게해. 올라오는 줄 몰랐잖아.... 

전화를 해서 유부초밥 만들어서 지금 올라가는 중이야... 어디로 갈까... 이렇게 말을 해야지..

지금 용인으로 출장 왔단 말야.... 그리고 전화를 해야지... 왜 마냥 기다리고 있어.. 멍청하긴..."

"전화 한다며.... 그러니까 전화할 줄 알고 기다린거고... 기다리다보니 너무 오래 된거 같아

바쁜가 보다... 생각하고, 그냥 표 구입하고 버스 탄거지... 누가 그러게 문자를 대충 읽으래...

바쁘면 문자 확인 대충하는 그 버릇 고쳐라...이 바보 멍충아..."

사실은........

전날 기대하지 말라면서 될 수 있으면 내일 유부초밥 만들어서 만나러 간다고 장문의 문자를 보냈었다.

문자가 길어지면 대충 읽는 그 습관 때문에 일이 이리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우리 두사람의 기다림의 시간은 둘만의 우정과 사랑이 녹아 있는 아주 값진 시간이라고 믿는다.

아무말 없이 그냥 기다려주는 서로의 그 배려에 나는 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