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76

백두산 천지를 보고 온 날..


BY 사과향기 2012-08-27

백두산을 가자고 한다.. 천지 보러..

처음 생각에 북한으로? 했다가

중국으로도 갈 수 있겠구나 그랬다.. 백두산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계에 있는 산이니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 백두산 아닌가..

천지를 보려면 백두산 정상에 올라야 하고 백두산은 우리가 부르는 노래에서도 있듯이..

높으면 백두산이라고 할 만큼 높은 산이 아니던가..

 

같이 가자고 권유하는 형부에게 난 걸어서는 못간다고 배짱을 부렸다..

모든 경비 다 내줄테니까.. 신랑이랑 시간내서 몸만 따라 나서라는 형부의 말에..

걸어서는 못간다고 배짱이라니.. 참 뻔뻔하다..ㅎㅎ

일단 여권을 준비하란다.. 걸어서 올라가지는 않을테니까.. 언니도 걸어서는 못간다고 한다니까..

부랴 부랴 여권 사진 찍고 구청에 여권 신청을 했다.. 신랑이랑.. 둘이서..

 

그렇게 8월 16일 중국 연길로 떠났고.. 그 다음날 서파코스로 중국에서는 장백산이라 불리는

우리의 백두산으로 출발했다..

계단 입구까지 오르는 버스길은 그야말로 운전면허시험의 S자코스를 연상시키는 길이었다.

올라가는 길은 화창했다. 백두산 천지쪽의 날씨도 화창하단다..

일년이 365일이면 200일 정도는 비나 눈이나 안개나 구름에 가려 천지를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나마 요즈음이 천지보기에는 최고로 날씨가 쾌청한 기간이란다..

우리 17명의 일행이 도착한 어제까지 비가 왔고 오늘부터 날씨가 쾌청할거라는 기분 좋은 소식과 함께

백두산으로 오르는 길은 고지대의 영향으로 귀도 먹먹했고 구불 구불 오르는 길은 버스길도 아득했다.

 

드디어 버스에 내렸는데 기다린 천지는 안보이고 까마득한 계단과 사람들만 보였다.

저 계단끝에 천지가 있다고 한다.

저 계단이 숫자가 1,442계단이라고 써있다..

헉.. 1,442계단.. 144계단도 아니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보지 않고 내려 갈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도 백두산 천지인데..

시작했다.. 계단 오르기..

홀수로 계단의 숫자가 써 있다.. 1, 3, 5, 7, 9,...

100단위로 계단 바닥에 숫자가 써 있다..

200개도 오르기 전에 하늘이 노랗다..

가마로 천지까지 들어 태워다 주는 사람도 있다.. 물론 많은 돈을 받고...

힘들어 하는 나를 보며 신랑이 물었다.. 가마타고 갈래?

힝.. 가마타는게 더 무서울 거 같오.. 난 조금만 높은 곳에서 흔들리는 걸 젤 무서워하니까..

400개... 500개... 50계단도 못 오르고 쉬었다 갔다..

드디어.. 1,000계단.. 이제 442계단 남았다..

 

마지막.. 1,442계단을 오르니 정말 천지가 있었다..

날씨는 더할수 없이 화창했고.. 구름은 그림처럼 하얗게 뭉게 뭉게 떠서 천지의 색깔을 물들였다..

 

그래.. 이렇게 봤는데.. 그까짓.. 1,442계단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