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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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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추억(국내)


BY 매실 2014-07-16

봄, 가을 연휴에는 어디라도 한 두번 여행을 가자고 스스로 약속을 정했다. 

평일에는 회사일,집안일, 그리고 주말엔 교회,그리고 봉사를 빠지고

멀리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주중에 들어있는 연휴가 나에겐 절호의 기회다.

 

한 두달 전에 미리 갈 곳을 정하고 대중교통과 숙소를 예약해두면  

연휴에도 다니기에 별로 불편한 게 없다.

 

처음엔 비교적 멀지 않은 곳부터 시작했기에

자가운전을 하고 주로 펜션에 묵었는데

갈수록 숙박비가 오르고 성수기인 연휴에는 더 비싸서

다른 방법을 강구한 게 기차나 버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다.

 

예전엔 펜션에 묵으면 바리바리 싸가지고 가서 밥을 직접 해먹기도 했지만

이젠 그냥 그 지역에서 유명한 먹거리를 찾아다니는 게 더 편하고 재미있어서

밥을 안하니까 펜션의 주방시설이 더 아깝게 느껴져서이기도 하다.

주방시설이용료가 포함되어있을테니 말이다.

 

기차를 타고 간 영주 부석사

 

우리집에서 중앙선이 시작되는 청량리는 서울역이나 용산역보다 훨씬 더 가까워서

편리한 점이 있다.

 

새마을호 기차를 타고 깜짝 놀랐다. KTX가 제일 좋은 줄 알았는데

더 넓어서 발도 쭉 뻗을 수 있고 역시 깨끗했다.

어렸을 적에 타던 그런 기차보다 좀 럭셔리하다.

 

영주가 아닌 풍기역에서 더 가깝기에 거기서 내려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한참을 갔던 부석사

오랫동안 가려고 벼르던 곳인데 역시나 건축물이 참 예쁘고 풍광이 좋았다

 

중국인친구,핑핑에게 역사유적지를 꼭 보여주고싶다며 삼복더위에 KTX를 타고갔던 경주

체감할 순 없지만 도착시간으로 알 수 있는 빠른 속도와 흔들림이 없어서 비행기처럼

안락하던 승차감

 

탁 트인 신경주역, 잔디능선이 아름다운 대릉원,

중국은 그저 스케일이 무조건 큰 게 자랑인데 한국의 명소는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깨끗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국을 좋아해주니 나도 기분이 좋을 수밖에.

 

외진 양동마을까지 당일치기로 가려고 렌트카를 빌렸기에 망정이지

35도를 넘는 더위에 대중교통으로 다니려면 기다리느라 엄청 더 고생했을 것이다.

 

추위엔 강해도 더위에 유독 약했던 핑핑은 차에만 타면 거의 실신직전인데

나는 운전까지 하느라고 쉴 새가 없어도

유네스코가 인정한 양동마을을 내눈으로 내발로 직접 가봤다는 것이 좋아서

크게 힘든 줄도 몰랐다.

그리고 외국인에게 우리나라를 보여준다는 자부심에.

 

내딸은 엄마는 이게 뭔 고생이냐며, 자기야 괜찮지만 이 더운 날

외국애를 이렇게 고생을 시키냐며 눈을 흘겼었다.

찬물수건을 축여주며 정신차리라고 다독이고.

 

무더위에 남의딸 잡을 뻔 했다ㅠ

 

그런데 요즘도 그 친구와 카톡을 하면

'어머니 작년에 경주갔던 때가 그리워요. 그 때 정말 좋았어요. 지금 사진을 보고있어요

한국에 또 가면 다시 가고싶어요' 이렇게 문자가 오니 엄마미소를 짓게 된다.

'그때 너무 고생시켜서 미안해요. 다시 또 기회가 없을 것같아서 그랬어요'

'아니에요. 다 좋은 추억이에요' 한다.ㅋ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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