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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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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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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 하세요


BY 매실 2011-08-12

주변에 장애아 자녀를 둔 지인분들이 몇 계신다.

 

그 중에 가장 가까이 있는 분은 성품이 유해서 웬만해선 화도 안내고

매사에 잘 참으시는 편이다.

건강한 자식도 키우기가 힘들 때가 많은데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기가

얼마나 어렵겠는가?

역시 그런 성품이니까 하나님이 아픈 자녀를 그런 아빠에게

맡기셨구나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분이 어느날 한숨을 푹푹 쉬면서 자식키우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

왜 우리집은 남들처럼 수월하게 못 크고 애들이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는지

모르겠다. 정말 속상하다.

 

오죽하면 저러실까 싶어서 나는 함께 심각한 표정만 지을 뿐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내남편왈, 에이 여태 잘 하다가 왜 그러시냐고?

그 아이 입장에서 잘 생각해보시라고. 얼마나 불쌍하냐고.

그러심 안된다고.

 

도덕교과서 같은 말을 참 잘도 한다.

 

그러면서 집에 와서 자기 자식들에겐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우리애들은 신체건강하고 지극히 보편적인 아이들인데 아빠 눈에 안 찰 때가 많다.

왜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하지 못할까?

 

오늘도 갑자기 씩씩거리며 안방에 나타나서 난 또 무슨 일인가 했다.

딸이 공부를 열심히 할 생각이 없는 것같아서 속이 터진단다.

나더러 딸 한 번 참 자알~키웠단다.

 

다 큰 대학생딸의 진로를 자기가 다 정해놓고 그대로 착착 따라와주지

않아서 화가 난 모양이다.

 

이제 머리가 다 큰 애를 눈에 좀 안 차더라도 참고 기다려주면 안되나?

자기는 그 나이때 그렇게 부모 눈에 차는 자식이었나?

왜 그렇게 성급한거야?

아빠가 언제나 저만치 앞서가니까 애가 있던 의욕도 사라지지.

왜 그렇게 유독 딸에게 욕심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난 암말도 안하고 잠자코 내할일만 했다.

 

나도 요즘 들어 내딸이 맘에 안 들 때가 많지만

속터진다고 씩씩거리는 사람에게 그러지말라고 해봤자

더 화를 돋구는 일일테고 그렇다고 딸을 데려다 훈계하자니

나 한 사람이라도 참아야지 안그럼 애잡을 것같다.

 

저렇게 잔소리 많은 아빠를 둔 내딸이 불쌍하다.

 

남에게 훈수두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돌아보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