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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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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보증금 입금된날-585일


BY 박애경 2011-03-02

 바람이 심하게 불어 점심을 먹을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온다.

"어디야?"

"사무실. 집에 가려고? 나도 갈게."

 "걸어 올려면 시간 걸리잖아?"

"금방 가."

부리나케 집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뭘해서 밥을 먹을까를 궁리하다가 떠오른게<봄동>이다.

옳지! 주말에 가져온 된장에다 봄동으로 쌈을 싸자. 집아래 상가에서 봄동을 찾으니

아직은 쌈을 먹게 봄동이 자라지 않은 상태이고 그나마 추위에 얼어서 물크러지기도 한

떡잎 진 봄동을 사들고 들어가니 남편은 현관문을 열고 기다린다.

봄동을 씻으랴 찌게를 데우랴 분주한데 전화벨이 울려서 젖은 손으로 끝번호만 확인 하면서

'누구 전화야?' 받았더니

 "○○어머니 시죠! " 가슴이 덜컹 내려 앉기부터 하는데

"서울인데 방보즘금 넣어 드릴려구요." 한다.

그제서야 맘을 쓸며 내야 할 공과금이랑 계좌번호를 나누고 전활 끊었다.

2월 13일에 아들애랑 통화할때 전날 방정리 해가지고 내려왔다고 하니 방이 빠졌냐며

좋아라 하는걸 우선 방만 빼왔다고 하니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 했었는데~~~~

저도 방정리를 못하고 입대한것이 신경쓰였겠지.방세가 싸기나 해야지.

왠히 두달치 방세를 물어주고 있었는데 이제라도 방이 빠졌으니 다행이다.

 

이 좋은 소식을 전할 길이 없으니 답답하고 그리고 걱정이 된다 잘있는건지.

이 소식 들으면 저도 홀가분한 기분이 들텐데 말이다.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며 거울에 붙여 놓은 아들 사진을 보고 있자니

진하게 아들이 보고 싶어지고 근황이 어떤지 궁금해 목이 마른다.

카페에 보니 2월 28일 제설작업 하는 사진이 올라와 있는데 눈이 많이도 왔다.

그날 양구엔 올겨울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단 소식이 올라오고 있었고.

훈련병들은 쓸어도 길바닥이 보이지 않는 눈을 쓸으면서도 웃고 있던 사진이던데

그 사진들에 아들애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월요일에 인터넷기사에 잠깐 보이던 어느 훈련병의 부치지 못한 편지가 자꾸 떠오른다.

쟈대배치 받아서 층층시하 고참들 수발을 하던것도 아니고 훈련소에서 훈련만 받던

-그훈련병도 우리애와 비슷한 시기에 입대 한것 같던데- 상황에서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죽음을 택했을까? 

그 훈련병을 자살로 몰아 넣은 그 무언가는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