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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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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184


BY 미르엔 2014-03-07

한달보름전의 일입니다

병원은 죽어도 아니가신다던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라

어머님을 집으로 모시고 가랍니다

남은 여생 맛있는 것이나 드시게 해드리라고 합니다

 

짧게는 한두달, 길게는 서너달이라고 합니다

 

대장암 말기중의 말기라서 온몸으로 전이가 다 되었다는...

한마디로 사형선고를 내리더군요

 

어머님께 얼마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차마 알릴수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아무말도 해드리지 못한채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지내온 한달 보름동안 느낀것 한가지가 있습니다

며느리와 딸은 틀리고, 아들과 사위도 틀리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당연지사일런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며느리나 사위가 나쁘거나, 잘 해드리지 못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차이가 그런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나도 한 집안의 아들이자 동시에 또 한집안의 사위입니다

아무리 내가 잘한다고해도, 진심으로 다가선다고 해도

분명 사위가 아들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껴보는 요즘입니다

 

어머님과 떨어져 지내는 나는

수시로 전화를 하고, 꿈자리만 이상해도 어머님께 달려가고

평소에 좋아하셨던 음식을 일부러 사다드리기도 하며 지냅니다

 

그런 나를 보며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조금은 너무 지나치다고 한마디 할 법도 한데

아내는 그런 내게 불평 한마디 없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아내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지....?

아내가 눈치를 주지 않아도 아내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것은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