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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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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180


BY 미르엔 2013-09-05

펜티세개, 등산양말세개...

작업복과 기본세면도구등을 챙겨서

검은색 큰 가방에 차곡차곡 정리를 합니다

일주일정도 지방으로 일을 하러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녁에는 아들녀석 손을 잡고

근처 빵집에가서 몇일간 먹을 간식으로 빵을 사주었고

아침 등교길에는 " 꼭 필요할 때 써야 한다 "라며

아들녀석의 손에 오천원짜리를 하나 쥐어주었습니다

 

아들녀석의 얼굴에는 오천원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었고

아들녀석의 손을 잡은 아빠의 얼굴에는

일주일간 볼 수 없는 아쉬움과 그리움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내심 서운한 마음도 한켠에 있었는데...

" 아빠 괜찮아~ 우리 동영상통화 자주하면 되잖아~ 그치? "라며

아들녀석이 전화를 했습니다

 

허허 그래도 아홉살난 아들녀석이

오천원이 아빠보다 더 좋다고 할 줄 알았는데

마음속엔 아빠를 담고 있었나 봅니다

 

아들녀석과 일주일간의 이별에

마음짠하게 행동하는 남편을 지켜보는 아내는

웃기지도 않는다는 식으로 쳐다봅니다

 

" 나를 그렇게 좀 챙겨줘봐~ " 라는 무언의 표정을

아내의 얼굴에서 읽으며

애써 모른척 길을 나선

바람 선선한 가을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