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일을 마치고
아내와 아들이 잠든 집으로 새벽길을 열고 집으로 향합니다
뭐... 처용가에서 나오듯..
이 다리가 뉘다리냐? 하는 듯이 ...
길고 굵은 것은 아내의 다리, 짧고 마른것은 아들녀석의 다리려니 하고
무심히 쳐다봅니다.
헐렁하고 짧은 반바지를 입은 아내의 잠든 다리를 보면서도
나는 무덤덤하게 지나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좀전 지하철 첫새벽차를 타고 집으로 오던길에
지하철 맞은편에 앉은 어느 여자의 다리만을 쳐다보고
밀려드는 잠을 뒤로하면서도 또 쳐다봤던 기억이 스쳐갑니다
그래도 남자라고...
먹고 살기 어렵다며, 투잡을 하는 처지면서도...
아직까지도 다른 여자의 다리에 눈길이나 주면서
집으로 들어왔다는 기억에
그저 웃음이 나옵니다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아직도 철없는 남편이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더 흐트러진 마음을 부여잡고
심기일전 해보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