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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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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175


BY 미르엔 2013-08-20

올여름

주말마다 이런저런 일들로

한번도 쉬어보질 못했던듯 싶다

 

지난주말

어쩌다 맞이한 달콤한 휴식시간

그동안의 긴장을 한꺼번에 풀어놓아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깊고깊은 잠의 늪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아내와 아들은 이런 나의 상황을 미리 파악한듯

까치발을 하듯 조용히 집을 빠져나가

일요일 하루종일 나만의 시간을 허락해 주었다

 

먹는 것도 잊은채

그저 깊고 깊은 잠의 늪에 빠져 허우대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뜨니

어느덧 하루가 지나 일요일 늦은 저녁시간이 되었는데

방문앞에 작은 쇼핑백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집안에는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무엇일까?

궁금증에 잠시 쇼핑백을 열어보니

깔끔한 티셔츠가 하나 들어있었다

 

그동안 늘 허름한

그리고 입기에 그저 편안한 옷차림으로

드나들던 남편의 모습이 안스러웠는지

아내는 낮에 아들녀석과 남편의 옷을 한벌 사다 들여놓고

아들녀석과 저녁운동을 나간 모양이었다

 

늘상 힘들고 지친 아내에게

나는 그저 아무것도 해준것이 없어 미안할 따름인데....

 

그렇게 고맙고도 감사한 아내의 마음을

오늘은 하루종일 티셔츠 한장으로

느껴보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