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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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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174


BY 미르엔 2013-04-09

아들과 함께 손을 잡고 이른아침 학교를 갑니다

밤새 알바를 하고 새벽녘에 잠시 눈을 붙였다가

늦잠을 잔 아빠의 손을 잡고 아들녀석은 서둘러 학교를 갑니다

 

아빠는 부시시한 얼굴에 면도도 못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모자를 눌러썼습니다

아들녀석은 얼굴만 고양이 세수를 하고 서둘러 나오다보니

밤새 흐트러진 머리에 새집이 두서너개는 됩니다

 

아빠는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아들은 츄리닝바지에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편안한것이 좋다고는 하지만 ... 그래도 모양새는

출근하는 아빠도, 등교하는 아들녀석도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나 없이 둘이서만 살 수 있어? " 라며

언젠가 아내가 내게 불쑥 던지 말이 생각이 납니다

 

정말.. 정말이지...

그나마 아내가 있어서 챙겨주고, 먹여주니...

아들녀석의 꼬락서니가 이정도는 유지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정말이지...

그나마 아내가 있어서 잔소리하고, 긁어주니...

아빠인 나의 모습이 더이상을 초췌해지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 아들~ 솔직히 챙피하다~~ 우리 낼부턴 일찍일어나자~~ 화이팅 ~~ 알았지?" 라며

학교정문에 이르러서 아들녀석에게 말을 하고 돌아섭니다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도 모르는 아들녀석은

웃으면서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뛰어 올라갑니다

 

우리보다 먼저 출근한 아내에게

괜시리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아들녀석하나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아침...

준비되지 못한 오늘을 잠시나마

미안함으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