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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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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131


BY 미르엔 2011-07-18

비가 잦았던 어느날

아내는 만두를 해먹자며 만두속을 만들고, 반죽을 하고

이래저래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잠시 슈퍼에 심부름을 다녀와서 보니

아내의 엄지손가락에 붕대가 감겨져 있다

만두 속을 만든다며 칼질을 하다가... 그만 손까지 썰었단다

아주 큰 상처는 아니지만 한동안 손으로 물을 만지면 안될듯 하다며 아내가 말한다

 

" 당분간 자기가 설겆이를 좀 해줘야겠네~ " 라고 말하는 아내의 얼굴엔

손가락 상처로 인한 아픔보다 왠지모를 웃음이 가득하다

" 자갸~ 나 머리 좀 감겨줭~~ " 아내가 욕실에서 큰 소리로 말한다

" 왜? 한손으로는 머리도 못감나~?  "라고 말을 했지만

이미 자세를 잡고있는 아내에게 다가가서 머리를 감겨준다

 

신혼초 그래도 가끔은 아내의 머리도 감겨주고

아내의 목욕도 시켜주곤 했었는데..

한동안을 그러지 못하고 지냈었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자신의 아픈 상처보다, 현실을 즐기고 있는 아내가

왠지 밉지 않다

 

쌀을 씻어 밥을 앉히고, 끼니때마다 설겆이를 하고

비 때문에 밀렸던 빨래도 하며 지냈던 주말

아내에게서 한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장난기로 가득한 얼굴, 뭔가 행복해하는 듯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내의 살신성인으로 얻은 행복,,,

다음부터는 아내가 살신성인을 행하지 않아도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가끔은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