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두쪽이 나도
절대로 내가 아내의 일중에 하나는 도와주지 않는 것이 있다
물론 아내가 아프다던가
부재중이라면 당연히 내가 알아서 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것은 바로 다름아닌 설겆이
그런데 어제 아내는 들으라는 듯이, 내게 놀아달라는 아들에게
" 조금만 기다려.. 아빠 설겆이 하고 놀아줄테니까~ 설겆이 좀 해줄래~? "라고
아내는 내게 말을 한다
아내가 아픈것도 그렇다고 다른 일로 바쁜것도 아닌데
내게 설겆이를 해달라는 말을 한다
대통령 선거 때 누구를 찍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보다
더 심각하게 고민을 하다가(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 아들 로보트 놀이를 할까? "라며 위기를 모면하고
아무것도 모른척 아들과 신나게 놀아주었다
신혼초 어쩌다 한두번 도와주던 설겆이
그런데 점점 습관이 되어버리다 보니... 자꾸자꾸 내게 설겆이를 해달라던 아내...
그렇다보니 언제부턴가 설겆이를 두번다시 안하게 되어 버렸는데...
그런것을 익히 알고 있는 아내가 어렵게나마 설겆이를 해달라는 말을 했을 땐
아내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텐데....
" 내심 얼마나 서운했을지~ " 라는 생각이 뒤끝이 개운하지가 않다
오늘은 딱 한번만이라도 내가 먼저 알아서 " 설겆이라도 해줄까? " 라고
한번쯤은 말을 해봐야 겠다
일년 365일 날마다 하는 설겆이가
아내에게도 죽기보다 싫어질 때가 있을텐데...
어제가 그런 날이였던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