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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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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107


BY 미르엔 2011-04-27

퇴근길 아는분과 저녁식사겸

간단하게 반주를 한잔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앞서가는 여자의 뒷모습이 너무도 이뻐보였다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닌지라 오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연하게도 항상 내가 가는 방향으로 5미터정도 앞서가는

낯선 여자의 뒷모습에 자꾸 눈길이 가게 된다

 

짧은 반바지에 검정색 스타킹을 신고

걸음걸음마다 딸까닥딸까닥 소리가 나는 활기찬 뒷모습에

그래선 안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왈칵~ 끌어안고픈

아주 못된 생각하나가 바람이 불듯 그렇게 스쳐갔다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십여분도 안되는 짧은 순간이 지나고

어느덧 나도 모르게 집앞에 서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 ㅎㅎ 내가 미쳤지~~~ " 라는 한마디를 던지며

아무일 없었던듯 그렇게 집으로 들어가서는

씻지도 않은 채 아내의 옆에 앉아 슬쩍 아내의 마음을 떠보려는데...

 

" 저녁때 뭘 먹은거야~ 입에서 아주 시궁창 냄새가 난다~ ㅜㅠ

  괜시리 또 서운해하지 말고, 언능 씻고 들어가서 주무셩~~ " 라고

아내는 더이상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으려는듯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 그려 마님은 TV나 끌어안고 밤새 안녕히 주무셩~

  난 아들이나 끌어안고 잘란다~~  치치~ 나중에 후회하지마~ " 라며

내심 서운한 마음을 비추고는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퇴근길에 내가 이미 지은 죄가 있기에

더이상의 그 무엇도 요구할 수 없이 그렇게 아들과 단둘이 보낸 지난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