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아내는 이쁜얼굴이 아니었다
뭐 그렇다고 못생겼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결혼이라는 것을 할 정도의 내 기준에 들진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아내를 만나기전, 다른 여자를 전혀 만나보지도 않았으면 몰라도
이미 알것은 다 알고 있었던 터라
정말이지 아내와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그랬던 내가 아내를 자꾸 만나면서부터
이 여자랑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최면에 걸린듯 빠져들게 되었다
그런데 어떤놈이 미친듯이 아내를 쫓아다니며
결혼을 하자고 극성을 부리는 일이 생겼다
나보다 덩치도 한참이나 크고, 부모님이 빌딩이 몇개나 있는 놈이라는데...
도저히 그냥 두고볼 수 없어서 그 어떤놈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만나보았다
정말 무식하게 크고, 우락부락 사내답게 생겼지만 성격은 순한듯했다
그 어떤놈과 딱~ 십분정도의 만남으로 더이상은
그 어떤놈이 아내를 평생 쫓아다니지 못하게 해버렸다
아내도 나처럼 그 때만해도 나와 결혼을 하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 ㅜㅠ 내가 내발등을 찍은겨~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왜~ 내가 자기랑 결혼을 했는지 모르겠어~" 라며
아내는 가끔 툴툴 거린다
십수년전 이런저런 인연으로 결혼하여
십수년을 함께 살아오고 있는 아내가 이제는 점점 이뻐보인다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데... 그런것이 점점 더 늘어갈수록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기고, 점점 더 이쁘게만 느껴지는 요즘이다
봄내음 가득한 쑥과 냉이를 넣은 된장국을 식탁에 올려 놓는 아내의 밥상...
식탁에 아내와 같이 앉아 먹는 봄이 맛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