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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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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78


BY 미르엔 2011-03-10

갑자기 생각나는 기억하나

십수년전 신혼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우리둘만의 공간...

신혼집에서의 첫날밤에 일이다

 

훌적훌쩍 아내가 등을 돌리고 소리없이 흐느끼는 것이 아닌가

이리저리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아내가 울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 왜 그러는데... 무슨 일 있어?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 라고 묻자

" 아냐~ 그냥~ 집 떠나서 지내려니까 나도 모르게 그냥 눈물이 나와~ " 라며

아내는 내 품에 안기며 계속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랬던 아내가 이제는 처가댁에서 잘일이 있어도

처가와 가까이 지내다보니 굳이 집에서 잔다고 한다

어쩌다 처가댁에서 늦은 시간까지 있다가 집에오면

" 그래도 울 집이 최고 편하다 " 라고 말을 종종한다

그럴때면 가끔 나는 예전의 기억을 말해주면서 놀려대곤 한다

 

처가댁 어르신들은 그래도 가끔은 하루정도 잠을 자고 갔으면 하는 바램도 있을텐데...

아내는 이제 잠 만큼은 집에서 자는게 그래도 가장 편하다는 생각이란다

하긴 나도 본가에서 잠을 자는 것 보다는 집에서 자는 게 더 편하긴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전 총각시절에 지내던

나만의 공간이 문득문득 그리워질때가 있다

마냥 늦잠도 잠고 이리뒹굴 저리뒹굴..

방안에서 담배도 피우고, 친구와 늦은 밤까지 술도 마시고...

입사시험 치른다며 공부도 했었던 그시절의 내방이 그리울 때가 있다

 

결혼 후 본가도 이사를 해서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린 그때 그시절의 내 방이

그리운 하루다

그 시절의 내 방에서 하루정도 잠을 이루고픈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