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갸~ 나 등 좀 밀어줘~~" 라고 욕실에서 아내의 소리가 들립니다
아들녀석과 한창 놀고있던 나는 못들은 척 합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빼꼼하게 머리를 내밀곤
" 나 등 좀 밀어달라니까~~~ "
" 응~ 그래~ 잠시만~ "라고 대답을 하고 욕실에 들어서자
등을 돌린채 욕조에 앉아 있는 아내가 보입니다
정성스럽게 적당한 힘으로 등을 밀기 시작합니다
너무 세게 밀면 아프다 난리고, 너무 약하게 밀면...
" 지금 장난하니~ 맘이 없으니 흉내만 내고 있으시군~ " 이라며
야단치듯 핀잔을 주곤 합니다
" 딸이라도 하나 있으면 같이 찜질방에 가서 등이라도 밀어달랄텐데... "
" ㅎㅎ 내가 있잖여~ " 라고 의기양양하게 한마디 하자
" 됐거든~ 등판인지 빨래판인지 모르겠다며 놀릴 땐 언제고...ㅜㅠ " 라고 대꾸를 합니다
생각해보면 몇년전 아내의 등을 밀어주다 농담삼아
" 이기 등판이여~ 빨래판이여~ " 라고 놀렸다가 핀잔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처녀적 가녀린 몸매는 사라져 버리고
서서히 세월의 무게를 몸으로 끌어안은 아내의 등을 보면서
언제까지고 오래오래 내가 이렇게 등을 밀어줄 수 날들이 행복이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