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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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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55


BY 미르엔 2011-01-28

요즘은 그런 일이 전혀 없지만

신혼초에 어쩌다 아내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실수라도 하게 되면...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었던 적이 있다

 

생각해 보면 참 웃긴 일이기도 하지만

어쩌다 같은 실수라도 반복하게 되면

아내는 어디에다 숨겨놨었는지 각서를 들고나와서 큰소리를 치곤 했었다

꼬랑지를 내리고 내가 잘못했다 담부턴 정말 안그러겠다는 식으로

넘어가곤 했었는데....

 

오랜세월을 같이 지내다 보니 서로 무뎌져서 그런지...

각서를 쓰라던 아내도 잘못했다던 남편도...

모든 것이 지난날의 한 때 웃긴 모습으로 스쳐가 버린지 오래다

 

책꽂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십수년전의 각서를 읽어보니

참으로 별것 아닌 것으로 서로가 감정이 상했었고

어린애들 장난하듯 각서를 쓰고

그런 각서를 빌미삼아 남편을 구박했던 아내의 모습이 떠오른다

한때는 아내몰래 각서를 찾아내어 없애야 겠다고 책꽂이를 모두 찾아보곤 했었는데...

 

오래전 잊혀진듯한 각서를 아내에게 내보이며

" 이거 기억나니..? " 라고 묻자

" 그럼 내가 어찌 그걸 잊어~? " 라며 그냥 웃어넘깁니다

 

서로가 같이 지내온 세월에...

이젠 각서도 필요하지 않은 사랑과 신뢰가 한겹두겹 쌓여

가정을 이루고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돌아보는 하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