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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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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35


BY 미르엔 2010-12-31

 

2010년 한해동안 짊어지고 왔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오늘은 술한잔 하려 합니다

2010년 한해동안 품어왔던 모든 꿈을

잠시 풀어놓고 오늘은 잃어버린 것이 없는지 찾아봐야 겠습니다

 

새로운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전화번호부랑 주소록 등을 살펴보는데

문득 아내의 가계부가 생각납니다

 

신혼초 새로운 가계부를 하나 사들고는

" 열심히 써봐아지~ " 라는 의지를 보였던 아내얼굴...

그런데 한두달이 지나고 한두해가 지나면서부터

" 가계부를 쓰면 뭔가 절약도 되고 남는게 있어야 하는데...

  뭐~그냥 쓴돈이나 적어야 하고... 더 아낄 것도 없는데... " 라며

아내는 말을 하더군요. 그러더니 슬그머니 우리집에선 가계부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칠십이 넘은 어머니는 늘 생활이 어렵다면서도 아직까지 가계부를 적고 계십니다

어쩌다 단돈 몇백원이 차이가 나도 어디에다 쓰고 적지 않았는지를 생각하곤 하십니다

" 내가 그돈을 어디에 썻을까? 혹시 너 아니...? " 라시며 결혼전엔 내게 

수시로 물어보기도 하셨었던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아내는 어쩌면 아마도 저 모르게 인터넷으로 가계부를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가장 정확하다는 아내의 머리속에 모든 가계부가 들어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조만간 로또라도 하나 사서, 가계부에 끼워 아내에게 줘야겠습니다

 

2011년이 된다고 해서 뭐가 그리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새해를 위해 뒤를 돌아보고

남들보다 새해를  하루먼저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보내야겠습니다

 

2010년 많은 분들과의 소중한 인연에 감사를 드리며

2011년 더 뜻깊은 인연으로 만나뵐 수 있길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