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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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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릅니다 - 32


BY 미르엔 2010-12-28

아내의 친구가 남편의 비자금 때문에 부부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친구 모르게 친구의 남편은 통장을 갖고 있고, 통장의 사용내역을 보니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그리고 술먹은 값이 대부분이랍니다

그런데 문제는 술먹은 값이 의심스럽게도 몇만원이 아니라

몇십만원씩인데... 내심 흔히 말하는 2차비용 같아서... 한바탕 했다고 합니다

생활이 어려워 고민하고 고생하던 시간이 얼마나 많았는데...

너무도 큰 배신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러한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 그래도 그집엔 비자금 통장도 있구나 ~

  난 사무실 책상에 밀린 세금청구서들과 독촉장들이 수북한데... " 라고 한마디 불쑥 튀어나왔습니다

이런 내말을 듣기나 한건지 어떤건지...

아내는 " 근데 자긴 정말 비자금 없어? " 라고 물어 옵니다

" 정말 내 소원이 있다면... 비자금 챙겨갖고 있다가 자기 맛난거 사주고

  좋은 옷 선물해주고 그래봤으면 좋겠다...  " 라고 자리를 수습합니다

 

어쩌다 조금의 여유라도 생길라치면

번번히 여기저기서 어찌 알았는지... 돈 나갈 일들만 생겨나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결혼생활 십수년이 지나도 아내몰래 다른 통장을 만들거나

별도의 비자금을 챙겨보지 못한 세월이었습니다

 

그토록 좋아하고 즐기던 담배라도 아내몰래 끊어봐야 할런지...

담배값이라도 모으고 모으다보면 그래서 일년이 지나면

가족여행이라도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을텐데...

 

새벽 출근길 소복히 쌓인 눈길에

아무도 밟지 않았던 그 눈길에...

피워물었던 담배꽁초를 던져봅니다

그리곤 발자국 하나 남겨놓고 ....

하루의 일상을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