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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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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겨울나그네 두번째


BY 박시내 2010-10-16

신/1  낡은 앨범의 겉장

 

      ( 앨범 위에 나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한 손이 앨범을 들추면, 여러 가지 정지된

 

      사진들이 천천히 펼쳐진다.    그 중의 한 사진으로 카메라 천천히 다가가면 그 사진이 하나의

 

      현실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황홀하게 흩날리는 만추의 낙엽.

 

      하오의 눈부신 일광이 쏟아져 흐른다.

 

      바람에 색종이처럼 날리는 낙엽들.

 

      화면의 한쪽에서 마치 파도처럼 날아와서 화면을 덮는다.

 

      이때, 노랗게 물든 언덕길 아래에서 자전거를 탄 민우의 모습이 천천히 떠오른다.

 

      마치 꿈결처럼 -

 

      고속화면으로 민욱 만추의 교정을 내려가는데 -  )

 

 

현태  (소리) 어디서부터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난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 기억의 회랑을 뛰어달려가 아득히 먼 기쁜 우리 젊은 날로

 

        돌아가보면 그곳에는 늘 푸른나무가 아직도 자라고 있고, 그 나무 밑에는 아직도 한 사람이

 

        앉아 있는 듯이 보인다.

 

        민우, 아름다운 나의 친구.

 

        나는 그를 피리부는  소년이라고 불렀다.

 

        눈감고 귀기울이면 아직도 내 귓가에 들리는 그의 피리 소리.

 

        어디로 갔을까, 지금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 아름답던 추억들과 그 찬란했던 청춘의 빛들은 어디로 갔을까.

 

 

신/2  프롤로그

 

         ( 현태의 소리가 계속되면서 -  민우, 자전거를 타고 언덕길을 내려오다가 강의실로

 

          올라가는 다혜와 부딪친다,

 

          당황하는 민우,  다혜가 잔디밭 위에 쓰러진다.

 

          넘어지는 자전거,

 

          황급히 자전거에서 내려 다혜에게 다가가는 민우.

 

          손을 내밀어 부축해주려는데, 다혜가 낯을 붉히며 그냥 일어선다.

 

          뭐라고 사과의 말을 하는 민우.

 

          다혜가 잔디밭에 굴러떨어진 소지품을 챙겨든다.

 

          바람에 날아가는 악보들.

 

          민우가 뛰어가서 날아간 악보들을 집어준든다.

 

          민우, 악보들을 챙겨서 다혜에게 건네준다.

 

         짧게 마주치는 두 시선 -

 

         총총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가 사라지는 다혜

 

         민우, 다혜의 모습을 보다가 쓰러진 자전거를 일으켜 세우면 그 밑에서 발견되는

 

          수첩 하나.

 

         깜짝 놀라는 민우.  수첩을 집어든다. 

 

         다혜가 사라진 계단 위를 올려다보면 아무도 없다.

 

         황급히 계단을 뛰어오르는 민우 )

 

 

신/3  어두운 복도

 

          ( 민우, 강의실들의 문을 열어본다.

 

            텅 빈 강의실들.

 

            어떤 강의실에서 여학생이 혼자 노래를 부르고 있다가 깜짝 놀란다.

 

           문을 닫는 민우.

 

           다시 빈 강의실의 문들을 여기저기 열어보는데 다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신/4   화장실

 

         ( 어두운 실내,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는 다혜.

 

           흐르는 물에 손을 씻으려다 말고 아 - 하고 조그맣게 비명을 지르면서 팔꿈치를

 

          들여다본다.   넘어질때 다친 상처에 피가 배어 있다.

 

          무심코 손수건으로 피를 닦으려다가 창 밖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흐린 유리창 너머로 민우가 자전거를 타고 햇빛이 부서지는 교정으로 달려내려간다.)

 

 

 

신/5  교정

 

        (낙엽이 흩날리는 교정을 민우가 달려오는 모습에서 -  메인 타이틀 '겨울 나그네'  )

 

 

신/6  타이틀 백

 

         ( 교내식당 - 혼잡한 창구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는 우동이 던져진다.

 

           쟁반을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가는 학생.  그 뒤로 다혜가 차례를 기다려서 음식을

 

           받아들고 자리고 돌아간다.

 

           멀리서 다혜의 모습을 지켜보는 민우.

 

           사람들 사리오 음식을 먹고 있는 다혜의 모습이 보인다.)

 

         (도서관 - 의자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는 다혜. 

 

          먼 자리에서 보는 민우.  아무래도 용기가 나질 않는다.

 

         먼발치에서 다혜의 모습만 바라보는 민우 )

 

          (교정 - 수많은 학생들로 들끓고 있는 교정을 다혜가 걸어가고 있다.

 

           또박또박 앞만 바라보고 걷는 다혜.

 

           몇 발자국 떨어져서 다혜의 뒤를 쫒고 있는 민우.

 

           다가가려고 결심을 하지만 아무래도 용기가 나질 않는다 )

 

          (지하철 역 -  차표를 역원에게 주고 개찰구로 들어가는 다혜.

 

          계단을 내려가는 다혜.  그녀의 뒤를 쫒아가는 민우 -  )

 

          ( 역 구내 - 다혜가 막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이 출발하기 시작한다.

 

           뒤쫒아오다 멍한 표정으로 지하철을 바라보는 민우.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다혜의 모습이 보인다.

 

           다혜가 민우 쪽으로 돌아선다.

 

           두 사람의 시선이 짦게 마주친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지하철이 스르르 미끄러져간다.

 

           홈에 서 있는 민우의 모습을 지우듯이 달려가는 지하철, 열차가 사라지면 혼자 서 있는

 

           민우.            

 

           카메라,  지하철의 시야처럼 민우의 모습이 멀어지면 - 타이틀이 끝난다.)

 

 

 

신/7 대학가

 

           ( 자전거를 탄 민우가 대학가의 거리를 달려온다 )

 

 

 

신/8   주점 골목

 

         (저녁 황혼이 흐르는 주점가를 자전거를 탄 민우가 천천히 달려간다.

 

         술취한 한떼의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지나간다.

 

         목포집 앞에서 자전거를 내린다.  설희의 창이 들려온다. )

 

 

 

신/9     주점  안

 

          (술집 안으로 들어서는 민우.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민우, 소리가 들려오는 방문을 연다.

 

           설희가 창을 하고 있고. 현태는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다.

 

           민우를 보고 눈이 둥그래지는 현태 )

 

현태  웬일이냐,  피리부는 소년!

 

민우   형을 찾아서 얼마나 헤맸는지 알우.

 

현태    어쨌든 들어와라.

 

 

 

신/10   방 안

 

현태     인사드려라, 니 서방님 친구분이시다.

 

설희     안녕하세요

 

현태     이 도련님은 나하고 다른 아름다운 분이시다.

 

           너 화류계 생활에 저처럼 잘생긴 도련님을 본 적이 있느냐?

 

설희     난 잘생긴 사람은 싫어요.  잘 생긴 사람들은 바람둥이니까요. (술을 따른다)

 

현태     (술을 받으면서) 술이 있으니 노래가 어찌 없을소냐.

 

           서방님과 도련님을 위해서 권주가라도 한 곡 불러야지, 자, 어서 -

 

           (설희, 창을 하기 시작한다.)

 

현태      웬일이냐, 피리부는 소년.  네 녀석의 얼굴을 보니 나를 찾아온 목적이 분명 있을 것

 

             같은데....

 

 

 

신/11   술집 거리

 

            (설희의 창이 골목을 따라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