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시달리던 엄마는 결국 돌아가셨다.
저번 주 금요일, 그러니까 10월 14일 오전 11시 10분.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계신지 일주일만이었다.
치매말기로 치닫으며, 급기야 물을 삼키는것조차 힘들어하던(삼키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증상)
엄마는 사레가 심하게 걸리고, 그 와중에 뇌출혈이 일어난것이었다.
의식불명에, 호흡곤란으로 중환자실에서 기도삽관을 하였지만, 엄마는 그렇게 가셨다.
그 동안, 엄마를 향하여 얼마나 많은 원망을 쏟아부었던가!
유난히도 냉정하고, 예민까칠한 성격의 엄마는 자식들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했
다.
그게 병이어서,,라고 믿고싶지않고, 본심이다!라고만 믿고싶었던 나를 포함한 자식들은
치매로 누워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를 향해 똑같이 냉정하게 대했었지.
장례식에서 엄마의 염을 할때, 누구랄것도 없이 모두들 울음을 참느라, 여기저기 호흡들
이 가빴다. 냉정함의 대명사였던 큰오빠도,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대고 있었다.
염을 보는건 정말이지 잔인한 것이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아무나 지나가는 사람 데리고 와서 보라고 해도 눈물을 흘릴것이다.
엄마의 마지막 모습... 수의를 입히고나서, 식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시킨다.
삥~둘러 서서,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데, 이게 마지막인데, 이 모습을 눈에, 가슴에
박아야하는데, 그 감정은 겪지않고는 절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는것이다.
그리고는 미이라처럼 꽁꽁 싸매는 것. 묶고묶고 또 묶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매는것. 그리고는 입관. 그 광경을 보면서도 현실감이 없는것이다.
정신없이 장례가 끝나고, 이틀을 잠한숨 못자고, 화장장으로 갔다.
이 또한 잔인한 일이다.
돗때기시장같은 화장장엔 오만사람들로 붐비고, 일시에 23곳에서 화장을 하는것을
기다린다. 표현할 수없는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이곳저곳에선 통곡소리와 흐느끼는
소리... 다 타고난 육체에서 남는건 몇조각 안되는 뼈들이다. 한순간에 존재가 없어지
는 순간이다. 그 모습을 보게하는것도 잔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앞에서 뼈를 가루로 만드는 과정을 보게한다. 이 사람,저 사람을 가루로 만들
었던 기계에 엄마의 뼈가 들어가 가루로 만들어지는건 채 1분도 안된다.
흡사, 공장같기도 한 화장장은 망인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하는것이
다.
엄마는 수목장으로 모셨다.
불과 일주일전까지 내 손으로 기저귀를 갈고, 내 손으로 죽을 떠먹였던 엄마의 존재가
이젠 이 세상에 없는것이다. 이제 생각하니 순식간에 끝나버린 일인것이다.
살아계실때 잘해드려야한다!는 말은 부모가 살아계시는 상태에선 절대 알아들을수없다.
나또한, 그 말의 뜻조차 알 수도, 알고싶지도, 않았으니까....
치매로 누워있는 엄마를 향한 내 시선은, 오로지, 내게 상처준것, 나를 섭섭하게 한것,
나를 힘들게하는 지금, 오로지 이것밖엔 없었다.
근데............................. 부모를 보낸 모든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살아계실때 잘해"
라는 그 진리가 내 가슴을 후벼파는것이다.
이젠, 내가 못되게 군것, 내가 심하게 말한거, 내가 속썪인거....밖엔 생각이 안나는것이
다.
얼만큼의 시간이 흘러야 슬픔과 죄책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수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