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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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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보내며


BY 박시내 2011-10-21

치매로 시달리던 엄마는 결국 돌아가셨다. 

 

저번 주 금요일, 그러니까 10월 14일 오전 11시 10분.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계신지 일주일만이었다.

 

치매말기로 치닫으며, 급기야 물을 삼키는것조차 힘들어하던(삼키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증상)

 

엄마는 사레가 심하게 걸리고, 그 와중에 뇌출혈이 일어난것이었다.

 

의식불명에, 호흡곤란으로 중환자실에서 기도삽관을 하였지만,  엄마는 그렇게 가셨다.

 

그 동안, 엄마를 향하여 얼마나 많은 원망을 쏟아부었던가!

 

유난히도 냉정하고, 예민까칠한 성격의 엄마는 자식들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했

 

다.

 

그게 병이어서,,라고 믿고싶지않고, 본심이다!라고만 믿고싶었던 나를 포함한 자식들은

 

치매로 누워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를 향해 똑같이 냉정하게 대했었지.

 

장례식에서 엄마의 염을 할때, 누구랄것도 없이 모두들 울음을 참느라, 여기저기 호흡들

 

가빴다.  냉정함의 대명사였던 큰오빠도,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대고 있었다.

 

염을 보는건 정말이지 잔인한 것이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아무나 지나가는 사람 데리고 와서 보라고 해도 눈물을 흘릴것이다.

 

엄마의 마지막 모습... 수의를 입히고나서, 식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시킨다.

 

삥~둘러 서서,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데, 이게 마지막인데, 이 모습을 눈에, 가슴에

 

박아야하는데, 그 감정은 겪지않고는 절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는것이다.

 

그리고는 미이라처럼 꽁꽁 싸매는 것.  묶고묶고 또 묶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매는것.   그리고는 입관.   그 광경을 보면서도 현실감이 없는것이다.

 

 

정신없이 장례가 끝나고, 이틀을 잠한숨 못자고, 화장장으로 갔다.

 

이 또한 잔인한 일이다.

 

돗때기시장같은 화장장엔  오만사람들로 붐비고, 일시에 23곳에서 화장을 하는것을

 

기다린다.  표현할 수없는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이곳저곳에선 통곡소리와 흐느끼는

 

소리...    다 타고난 육체에서 남는건  몇조각 안되는 뼈들이다. 한순간에 존재가 없어지

 

순간이다.   그 모습을 보게하는것도 잔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앞에서 뼈를 가루로 만드는 과정을 보게한다.   이 사람,저 사람을 가루로 만들

 

었던 기계에 엄마의 뼈가 들어가 가루로 만들어지는건 채 1분도 안된다.

 

흡사, 공장같기도 한 화장장은 망인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하는것이

 

다.

 

 

엄마는 수목장으로 모셨다.

 

불과 일주일전까지 내 손으로 기저귀를 갈고, 내 손으로 죽을 떠먹였던 엄마의 존재가

 

이젠 이 세상에 없는것이다.   이제 생각하니 순식간에 끝나버린 일인것이다.

 

살아계실때 잘해드려야한다!는 말은 부모가 살아계시는 상태에선 절대 알아들을수없다.

 

나또한, 그 말의 뜻조차 알 수도, 알고싶지도, 않았으니까....

 

치매로 누워있는 엄마를 향한 내 시선은, 오로지, 내게 상처준것, 나를 섭섭하게 한것,

 

나를 힘들게하는 지금, 오로지 이것밖엔 없었다.

 

근데............................. 부모를 보낸 모든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살아계실때 잘해"

 

라는 그 진리가 내 가슴을 후벼파는것이다.

 

이젠,  내가 못되게 군것, 내가 심하게 말한거, 내가 속썪인거....밖엔 생각이 안나는것이

 

다.

 

 

얼만큼의 시간이 흘러야 슬픔과 죄책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수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