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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엄마, 중환자실(2)


BY 박시내 2011-10-12

오늘로 닷새째, 엄마는 아주 힘들게 숨을 쉬고있다.

 

아니, 숨을 쉰다기보다는 기계에 의해 숨을 넣고 있는것이다.

 

토요일 오후에 기도삽관과 함께 산소치료에 들어갔다.

 

병원비는 이틀치가 무려 133만원이나 나왔다!!!

 

중환자실에서는 엄마의 생명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과연 엄마를 위한 일인가?

 

회복은 절대 없을거라고 의사는 못을 박는다.

 

그저, 현재 상태로 지속이 되던가, 다른 장기까지 망가져 사망에 이를때까지

 

힘들게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누워만 있어야하는것이다.

 

늑골쪽에 대정맥에 꽂혀있는 주사바늘엔, 이미 6가지의 링거가 매달려있다.

 

아버지는 이미, 마음의 정리가 다 되신듯하다.

 

회복은 안 되는 이 상황이란걸 인정하신듯하다.

 

"그냥 집으로 데리고 가자!"

 

어제저녁 의사를 만나, "다음주 월요일쯤 집으로 모실까합니다, 집에서 임종을 맞고싶습니다"

 

의사는 펄쩍뛴다.

 

기도삽관이 일단 시행이 되면 절대 집으로의 퇴원은 법적으로 살인행위라

 

병원에서는 절대 집으로의 퇴원은 안된다는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한달이 될지, 6개월이 될지, 천문학적 병원비를 내며

 

서서히 죽어가는 엄마를 병원에 뉘여놓아야하는것인가?

 

이건 형벌인것이다.

 

떠나고싶은 영혼은 몸에 갇힌채 하루하루 고통속에 있는것이 아닌가?

 

엄마는 머리를 빼고는, 워낙 몸이 건강하다.

 

그러니, 몸의 장기들이 망가져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세월도 만만치 않을것이다.

 

의학이 발달한 지금은, 온갖 수치를 그래프로 따져가며, 필요한(?)치료를 하고있는것이다.

 

헤모글로빈수치가 내려가면 피주사를, 혈압이 올라가면 혈압하강제를, 오늘은 혈소판주사를

 

꽂았다.   어쩌면, 저승으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꼴이 된것이다.

 

뇌속은 피가터져 엉망진창인데, 심장이 뛴다는게 뭔 의미란 말인가?

 

의식이 돌아오는건 기대하지말라는 의사.   의식이 돌아와봤자 치매말기지만........

 

그러면서도,  자연사가 아닌, 의학적힘으로 간신히 목숨연명시키고있지않은가?

 

기도삽관을 함부로 하는게 아니다.

 

병원에서는 가족의 동의도 없이 기도삽관을 했었다.

 

중환자실로 올려보낸뒤, 두시간이나 보호자를 기다리게 해놓고는

 

"할머니 숨이 고르지못해 저희가 기도삽관 했읍니다!" 이게 다였다.

 

그리고 바로 산소치료.

 

대학병원의 어마어마한 병원비때문에 조만간 2차병원 중환자실로 옮길예정이다.

 

 

유서의 내용에서, 한줄 더 추가해야할것이다.

 

"엄마가 의식없는 상태가 되면 그리고 회복할 기미가 없는 상태가 되면

 

절대 기도삽관으로 생명연장을 하지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