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뒷산,
야트막한 언덕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본다
주변의 나무들은 이미 앙상한 가지만 남긴채,
떨어진 낙엽들을 이불삼아 서 있을 뿐이다.
내 입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은 멀리 보이는 풍경을
춥게보이지 않게 하려는 배려인듯하다.
얼마전 내린 눈위로
무수히 찍혀있는 자국들,,
그것은 의미없는 글씨로도 보이고, 그림들로도 보인다.
하늘은 더 이상 높은 가을하늘이 아니다.
바로 내 이마까지 내려온 하늘은
고개들어 올려다보면 코끝이 닿을것만 같으니 말이다.
한번 씩 불어오는 바람에서 겨울냄새를 맡는다.
이 냄새속엔 내 유년의 냄새도 섞여있고,
엄마를 찾으며 울며 맡았던 냄새도 섞여있다.
차가워진 귀를 만지면 아무런 감각이 없다.
집 안으로 들어가면 빨게지면서 화끈화끈하겠지.
처마밑에 매달린 고드름은 많은 추억처럼 길게, 또 짧게
그렇게 매어달려있다.
어깨를 움추리고, 발폭을 좁게,,
이렇게 "호호.."거리며 시골집의 방안으로 들어가는 내 모습은
겨울을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