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 털이 장난아니게 빠진다.
거의 재앙수준이다.
3중모의 빡빡한 털은 남극의 얼음위에서도 더워할정도일것이다
이넘아가 한번씩 몸을 후루룩 털어대면 이넘덩치만한 털바람이 일어난다.
구석구석 털들이 뭉쳐다니고, 하루에 두번씩 청소기를 돌려도 역부족이다.
온 몸엔 털들이 붙어있고,박혀있고.. 죙일 박스테이프뜯는소리가 요란하다.
거기다가..
집안은 진구에게 적도지방이다.
사람들은 추워서 옷을 두겹씩 입었건만, 이넘아는 죙일 헥헥헥 거리면서
하루에 1.8페트병 하나의 물을 먹는다.
물도 어찌나 게걸스럽게 먹는지 잉여주댕이에 메달린 물들이 물그릇 반경 3미터는
물지뢰밭이된다.
이미 실내화를 신은지 오래다.
오늘 벼르고 벼른 진구목욕을 시켰다.
지금 허리가 너무 아프다.
수건이 열장이 필요하고, 비치타월도 두장이 필요하다..또,한시간넘게 드라이질을 해야한다.
드라이에서는 타는냄새가 난다.
털을 말리면서 핀브러쉬로 털을 빗는다
우와...털눈이 거실에 내린다. 우와.. 눈이다..
그리고.
덜 빗었는지, 오후내내 털들이 날리고 굴러다닌다.
오늘 청소기를 5번 돌렸다.
저녁에 다시한번 데리고앉아 털을 빗었다.
진구만한 털뭉치가 나왔고, 난 진땀이 난다.
그래도..그래도...
내 검정옷에 진구가 스치기만 해도 털이 붙는다.
지쳤다.
아까 시켜먹은 피자땜에 배도 아프다.
남들은 그런다.
저렇게 큰개를 밖에서 키우지......
크긴 큰데, 안 크다.
엄마의 찡그린 얼굴을 보고나와, 해맑은 진구의 얼굴을 쳐다보면
난 커다란 위로를 받는다.
까맣고 큰 눈으로 죙일 나를 쫓는다.
내가 나갈라치면 너무너무 슬픈눈으로 쳐다본다.
또 나갔다가 들어오면 반미치광이가 되어 나를 반긴다.
얼마나 황송한 일인가?!
힘들고 지치지만, 그리고 털때문에 고역이지만
난 진구와 계속 동거를 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