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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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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이란곳


BY 박시내 2011-01-19

치매엄마.....

치매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것인가?

테레비젼에 잠깐씩 비추는것? 또는 알음알음으로 들은 얘기?

 

치매보호자 : 어휴,, 매일매일이 지옥이야.. 나까지 치매가 오겠다니까..(긴 한숨~~)

친구A : 그러게,,힘들어서 어쩌니? 네가 대단한거야. 환자를 보더라도 그렇고, 보호자를

          보더라도 그렇고, 일찍 돌아가시는게 좋을건데...

친구B : (손사래를 치며) 무슨 소리야! 그래도 엄만데..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살아계실동안 최선을 다해! 그래야 후회가 없어..나 봐봐. 울 엄만, 나 결혼도 하기

          전에 돌아가셨잖아. 내가 얼마나 엄마를 그리워하며 사는줄 알아?

          친정엄마얘기만 나오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것같아. 알아?

          아파누운 엄마래도 계시기만 하면 좋겠어!

 

친구B같은 사람들이 지천에 깔렸다. 그래서 어디가서 치매엄마를 모시는데 힘들어죽겠노라는

표현조차 눈치보며, 해야만 한다.

"그 사람이 되어보지않고서 그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라는 말이 있다.

친구B의 말 역시 진심이다. 나 역시 그 친구의 입장이 아니기때문에 모를 뿐이다.

그러나 섭섭한건 어쩔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요양원이 얼마나 잘 되어있는데.. 거기에 모시지?"라는 말을 한다.

그렇지않아도, 엄마를 요양원에 보낸적이 있다.  딱 17일!

아버지의 대장암수술과 엄마의 치매... 내가 손오공으로 변신하여 머리카락을 한웅큼뽑아

똑같은 나를 열명을 만들수가 없음이었지..

아버지가 입원하기전,, 요양원을 몇군데 돌아다녀봤었다.

당시 엄마는 치매3등급. 왜냐.. 걸어다닌다는 이유로.  정말 한심하다.

걸어다니는 치매환자는 1등급도 모자란다.  어디로 튈지모르는 럭비공? 이건 단순한 비교이고..

아무때나 밖으로 나가고, 집기를 던져 깨고, 잠도 안자고, 사람을 들들 볶고., 옷을 벗든가, 아니면

옷을 덧입던가.. 바지를 윗도리로 입던가, 그 반대던가,, 가만있다가 갑자기 화를 내던가, 몇십년전

물건을 대며 어디갔냐고 악을 쓰던가, 새벽 한시던, 겨울이던, 밖으로 나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횡설수설을 하던가,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싸우자고 덤비던가, 보호자가 따라나가 붙잡으려하면

불같이 화내며 돌을 던지던가...파출소에 들어가서 횡성수설 신고하고..급기야 경찰과 함께 집에

오고....................  밥을 먹을땐 수저질이 서툴고, 계속 밥만먹는가하면, 계속 국만 먹는가하면,,

휴지를 김으로 착각하여 휴지에 밥을 말아 입에 넣는다.    단,,일초도 감시를 안하면 큰일나는

치매3등급..

 

치매3등급은 요양시설에 갈 수가 없다. 즉, 보험공단에서 보조를 받을 수가 없다.

그런데 경동시장 뒷편에 치매3등급이라도 매월50만원에 입소할 수가 있다하여 아버지와 함께

그곳엘 갔었다.  당장 아버지는 수술받으러 일주일안에 입원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급했다.

그런데....... 그곳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는곳이었다.

다닥다닥 칸막이로만 병실과 복도를 구분해 놓은것! 복도라고는 한사람이 겨우 걸어갈수 있는 폭이고

이 칸막이가 과연 제대로 칸을 막아줄수가 있을지 의문이 들정도로 얇아보이고 휘청휘청거리기까지..

입구부터 확~풍기는 찌린내.. 숨을 쉴 수가 없고, 여기저기서 할머니들의 고함소리, 비명소리, 앓는

소리, 등등.. 병실이라고는 침대4개를 들여놓기 빠듯한데, 해골같은 할머니들이 저마다 퀭한 눈으로

병실밖만 응시하고 있는것이다.  어떤 할머니는 두손이 침대난간에 기저귀끈으로 붙들어매져있고...

계속 욕을 하는 할머니도 있고, 거기에 응대하는 조선족 일하는 아줌마... 반말로..

아버지와 난 몇분도 안있고 나와버렸다.   그리고는 요양병원쪽으로 알아보기시작했다.

요양병원 1인실은 한달에 170만원.  거기다 24시간 간병인을 붙이면 한달에 180만원..합이 350만원!

마석에 있는 요양병원 일인실에 입원을 시켰다. 치매환자는 간병인들이 기피하는 환자 일순위라서

간병인을 붙이는데 애를 먹었다. 결국 얌전한 조선족아줌마를 구하게 되었다.

그리고.....아버지는 수술하러 병원에 입원을 한다.

입원하는날 병원 주차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

난....이 대목에서  사람의 늙어감이라는게 정말이지 잔인한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서 온갖부귀영화도 다 필요없는것이다.    단지  나도 모르게  죽음이 찾아오면 얼마나

행복일지..

난,, 아버지병원으로 마석의 엄마병원으로 왔다갔다를 반복한다.

직장도 있고, 아이도 있고, 가정도 있고 두곳의 병원도 있고.. 

 그러나 직장도 없고 아이도 다 키워놓은 내 오빠장남은 아버지의 수술날도 오지않는 파렴치한!  

마석병원에서 엄마는 치매가 더 중증으로 진행이 되어버린다.   치매환자에게 익숙한 공간과,

익숙한 가족을 떼어버리는건 치명적인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곳에서 치매1등급판정을 받았다. 

엄마는 그곳에서 석달을 있었다.

병원비+간병비가 너무 많이 들어,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기위해 좋다는요양원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찾아보았다. 

이젠 나라에서 보조가 나오므로..  좀 괜찮은데는 한달에 92만원!  나라에서 141만원정도의

보조를 받으니, 요양원값이 참으로 비싼것이다.  거기에 약값따로, 기저기값따로이니...

결국 장흥에 있는 요양원까지 찾아가게 되었는데, 모텔을 개조해서 만든곳,, 다른 요양원과의

다른점은 병실처럼의 요양원이 아니라, 개인 집처럼 거실이 있고 빙~둘러 방들이 있고..

노인들이 거실에 모여 테레비젼도 보고, 저쪽에선 화투도 치고.. 우리가 왕왕보는 경로당같은

분위기..   그리고 원감인가하는 사람과의 상담에서 굉장히 많은 점수를 줬다. 차분하고 믿음이

팍팍가는 말투..    53만원의 월 원비로 엄마를 그 곳에모시고, 17일만에 엠블런스에 실려

경희의료원으로 실려왔다.

또한번 환경이 바뀌어버린 엄마는 그곳에 가자마자 누워버렸다.

그 길로 지금까지 죽~누워버렸지.

다른 요양원도 그러려나? 거죽은 번지르르하고, 상담할때의 내용과 너무 다른 서비스에,

더더군다나 일요일엔 환자들을 돌볼 인원이 턱도없이 부족하여, 엄마처럼 일일이 떠먹여야 먹는

환자는 굶어야하고  기저귀역시 제때에 갈아주지않아 욕창과 요로감염에 걸리고....

17일만이다.  거의 중환자실에 갈뻔할정도의 몸으로 실려나온게..

영양실조에, 심한 욕창에, 요로감염에, 산소포화도가 낮고, 간수치높고,, 17일만에 말이다.

그냥 빈방에 17일동안 뉘어놓기만 한 결과랑 뭐가 다른가? 

 

병원에서 한달동안 또 일인실에서(신경외과는 일인실외엔 병실이 없다!!그 정도로 환자가 많다는

거지)

또 그 조선족간병인을 붙였다..

 

그리고 지금.. 지금이다.

요양원에 보내려는 치매환자들은 명심해야할게...

치매가 중증으로 치닫기전에 보내야한다는것이다.

미쳐날뛰며 밖으로 뛰쳐나가는 증상이 있기 한참전에 말이다.

본인이 치매가 오고있다는것을 인지할 수있을때에 가는것도 좋다.

엄마는 실패한 장흥의 요양원이 다른 경증의 치매할머니들에게는 좋은 안식처였다.

일층엔 노래방도 있고, 밖엔 텃밭도 있고. 공기도 좋고, 친구할머니들도 있고,,

가족들이 한달에 두번씩이라도 정기적으로 찾아와 위로해준다면 좋은 곳이다.

 

치매환자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라고만

생각하지.. 나처럼 갑자기 나의 일로 닥치게 되면 당황하고, 혼란스럽고, 어디가서

알아볼데도 만만치않고, 겨우 인터넷에서 뒤적뒤적할 뿐이다.

매스컴에서라도 많은 정보전달이 있어줘야하지않겠나..

그리고 시립이나, 구립에서 하는 요양원은 항상 꽉 차있단다,

시립, 구립요양원은 시설도 좋고, 도우미도 많고, 좋다고 한다. 그러나 입소할수가없다.

거의 4년전에 예약을 해놓은 유자원이란곳에선 연락도 없다. 할머니한분이 돌아가셔야

한분이 입소할수가 있다는 말만 할뿐이다..... 4년전 난 백번이 넘는 예약번호를 받았다.

순번이 돌아올때쯤이면 아마도 내가 들어갈 나이가 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