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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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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에 가다


BY 박시내 2010-10-11

토요일, 작은 놈의 가을 운동회였다.

 

작은아들은 큰아들과는 성격이 달라도 아주 다르다.

 

작년에 전학을 와서도 반장이 된 녀석.  공부는 잘 못한다.

 

전에 살던 동네에서도 어찌나 사회성이 좋은지, 온동네 어린애 큰애 할것없이

 

모르는 애가 없었다.

 

큰아들은 자신의 성격과 다른 동생이 너무 나댄다고 생각한다.

 

학급에 아이스크림을 넣어줄까? 하면 큰아들은 돈아깝다고 그돈 자기달란다.

 

작은아들은 엄마의 지갑에 돈이 있던말던 아이스크림이며, 음료수며 넣어달란다.

 

이번 운동회날에도 여자반장엄마랑 마트에 가서 아이들한테 돌릴 간식과  음료수를 샀다.

 

그리고 당일 아침에 이고지고 학교에 가서, (교실이 4층이라, 너무 힘들었다) 선생님 드릴 과일

 

한박스와 애들거 박스 3개..

 

 

얘네학교 운동회는 좀 거창하다. 

 

무슨 운동회가 소규모의 게임이 30가지다.  교실들과 운동장에 벌려놓은 게임을 모두 거치고,

 

스티커를 받아야 하는것이다.  그 게임들은 그 반의 도우미 엄마들이 진행을 한다.

 

나 역시 먼지나는 운동장에서 판뒤집기 게임을 진행했다.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이건 엄청 치열한 게임이다.  싸우고, 울고. 서로 반칙했다고 소리지르고..

 

 

내가 보건데 운동회날 아무도 행복한 사람이 없었다.

 

선생님들도 피곤에 쩔었고. 도우미엄마들 역시 마지못한 얼굴,, 아이들은 벌써 며칠째 계속된

 

연습에 싫증난 얼굴...

 

 

전에 살던 동네의 운동회날은 동네 잔치였다.

 

그러니까 옛날 시골학교 운동회같이..  운동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운동회.

 

이런게 더 좋은데.. 

 

암튼 어젠 온몸이 때려맞은듯이 아파서 누워만 있었다.

 

큰아들은 동생한테 계속 "너땜에 엄마가 아픈거다!"

 

 

원래 난 큰아들이 어렸을때 반장이 되길 바랬다.

 

그래서 엄마들하고도 친분도 쌓고, 그러길 바랬었다.

 

이제 낼모레면 50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반장엄마가 되어서

 

파릇파릇 30대 엄마들과 함께 있으니, 별로다.  그 엄마들도 내가 별로일듯.

 

 

그래도 난 막내로 태어나 무관심속에서 외롭게 자란 내 어린시절이 자꾸 생각나서

 

내 작은놈이 원하면 다 해주고 싶은것이다.

 

담주엔 소풍이 있다는데.

 

선생님 도시락도 싸줄 생각이다.

 

다른학년은 도시락집에서 맞춘다는데, 그래서 얘네학년도 만약 맞추더라도

 

난 도시락을 쌀거다,   따뜻한 보온통에 밥과 국과 반찬몇개라도..

 

나이가 50이 넘은 선생님이  싸늘하게 식은 밥을 먹게하고싶지않다.

 

 

우리 작은놈, 또 좋아라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