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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BY 박시내 2010-09-30

20대였던적이 있었지..

 

너무 훅~지나가 버려서 황금같았던 그 시절을 ,, 그대 가졌던 감성적 느낌이 통 기억나지 않는다.

 

30대였던적도 있었어...

 

20대들을 바라보며.. "나도 얼마전까진 네들못지 않았다.."하며 위로하곤했다.

 

30대였던적엔 조금은 안하무인이었던것같다.

 

젊지도 늙지도 안은 상태.. 젊은 축에 끼고 싶어 안달이 났던 상태.. 문화센터엘 가도 40대이상의

 

아줌마들이랑은 격차를 두고 싶었지.."으휴,, 아줌마들 싸나워..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표본이야.."

 

난 영원이 40살이 올것같지않았으니까...

 

39살이라고 몇년을 떠들다가 나 또한 엄연히 40대가 되었고, 이젠 더이상 젊지않아..라며

 

거울을 보며, 또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얼굴을 보며,, 늙어감을 실감하기 시작하는거다.

 

40대의 하루하루는 왜그렇게 후딱 지나가는지,,,

 

 

오늘아침에도 난 운동삼아 개를 끌고 산책을 나갔다.

 

내 운동도 되지만, 실은  사람들이 내 개를 향한 시선이 싫지않기 때문이다.

 

"와,,예쁘게 생겼네.."   "하얀 멍멍이다..."   "자알~ 생겼네..."

 

내 개는 30키로에 육박하는 잡종 백구로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상근이와 백구와의 믹스견인것같다.

 

그러니,,얼굴은 진돗개보다는 훨신 순하게 생겼고, 털 역시 진돗개보다 풍성하며, 언뜻보기엔, 있어보이는

 

그런 개인것이다.    난 은근 자랑하고 싶어서도 맨날 (죽기보다싫어하는 걷기)운동을 하는것이다.

 

이 힘이 남아도는 개가  썰매끌듯 나를 끌고 가는데. 저만치 전봇대에 한 손으로 몸을 기대고 서 있는

 

70대중반의 할머니가 서있었다.   아마,,언덕을 좀 올라오다가 힘에 부쳐 그렇게 잠시 서있는듯보였다.

 

굉장히 힘들어하는 표정으로, 잠시가 아니라 아마도 한참은 그렇게 서 있을것같았다.

 

저 할머니는 내가 부러울거야...라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쳤다.

 

내게도 저런 젊은날이 있었지..하면서 말이다.

 

가슴이 갑자기 먹먹해지면서  '나도 곧  저렇게 노인이 될텐데..'

 

내가 30대였을때  40대를 바라보며 느꼈던 그 감정과는 확실히 다른것이다.

 

이젠 나도 낼모레면 50줄에 들어가니말이다.

 

이젠 거꾸로, 문화센터를 기웃거리며 '어휴,,젊은 아기엄마들이 너무 많네.. 내가 낄데가 아닌것같군..'

 

하며 돌어서는 내가 아닌가?

 

 

나이, 세월, 늙음, 젊음,,,,

 

단지 먼저 태어났을뿐인데... 이게 정답인데..

 

왜케 오만하고 그랬을까..왜 다 늙어서 정답을 알게 된걸까..

 

 

나의 미래인   오늘본 그 할머니는 가려던곳에 잘 가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