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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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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이 좋다.


BY 햇살나무 2012-03-15

난 익숙한 것이 좋다.

햇수로 14년째 살고 있는 우리동네는 이미 나에게 친숙할대로 친숙해져서 어딜가든 익숙해져 있다.

주변에 새로 지은 고층아파트들이 쏙쏙 들어서면서 하나둘 이사를 하기도 하고

나도 새집에 살고싶단 생각을 종종하게 되지만 막상 이 동네를 떠나려니 쉽지가 않다.

문 앞만 나서면 눈인사하는 경비아저씨부터 특별히 친하게 지내지는 않지만 간혹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안부인사 나누는 이웃들...10년째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 살며 오가는 아이친구 엄마들...

급할땐 당일이라도 먼저 처리해주는 세탁소아줌마...얼굴만 보고도 과일 몇 개 더 넣어주는

과일집아저씨...이미 익숙해진 택배아저씨....ㅎㅎㅎ

처음 입주할땐 앙상하던 아파트 내 벚나무들이 이젠 제법 튼실해져서 봄이되면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린다.

우리집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크고우람한 벚나무는 매년 나를 기쁘게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두고 새 아파트로 떠날 마음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나는 정든 것들이 너무 좋다.

아이와 함께 눈사람 만들던 놀이터며 지금은 먼나라에 가있는 친구와 같이 밤마다 운동하던

작은운동장이며 그런 소소한 추억이 담긴 장소가 있음도 즐거운 일이다.

 

아마 난 이 동네를 영원히 떠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