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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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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BY 햇살나무 2011-09-23

지난 여름은 내 생애 최악의 여름이었다.

내 생애....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내 마흔 세번째 여름.

아마 살면서 내가 흘렸던 눈물보다 지난 여름 흘렸던 눈물이 더 많지 않을까싶을만큼 울고 또 울었다.

내 온몸의 수분이 빠져나가 더 나올 눈물이 없지 싶었는데도 끊임없이 솟구치던 눈물...

지나고 보면...

뭐 그리 울 일도 아닌데...

왜 그리 울었을까.....

우울증?

나랑은 상관없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런 우울을 경험하게 될 줄이야..

그래서 사람은 장담을 하면 안되는 것이다.

내가 처해보지 않고는 다른 사람 입장을 함부로 이해하는 척 아는 척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너무 밝게 살아왔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큰 어려움 없이...큰 걱정 없이...

누구나 나를 좋아해주었고...누구에게든 친절을 베풀고 싶었다.

슬퍼할 이유도 화 낼 이유도 악다구니 써야할 상황도 아무 것도 없었다.

난 그저 화사하게 웃고 즐겁게 인생을 살며 내가 베풀수 있는 선의를 베풀었다.

그런 내 모습이...나라고 생각했다.

자그마한 돌부리 하나조차 넘지 못해 넘어져서 울게 될 줄이야...

남들에겐 작고 작은 돌부리일지라도 나에겐 넘지 못할 거대한 돌덩이가 되어 날 묶어둘 수도 있는 것이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여름이 다 지나고 가을이 왔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여름이 날 울리고 지난 뒤,

내가 좋아하지 않던 가을이 나를 반겨주고 있다.

아직도 마음 내려놓기가 완전히 되지 않는 나를 본다.

지나고나면 웃으며 말하겠지...

뭐 그만한 일로 그렇게 힘들어했을까....

울만한 일도 아니었구만....

그래도 이 여름이 아팠다는 기억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