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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은 날


BY 햇살나무 2010-10-15

언젠가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올때면 여행서가 빠지지않고 꼭 목록에 들어있게 되었다.

중학교 1학년때 쓴 일기장 맨 뒷장에 나름 인생계획을 세가지 적어뒀던 기억이 난다.

먼 훗날 내가 다시 그 일기장을 읽게 되었을 때 내가 얼마나 그 계획을 이루어 놓았을까 기대하면서.

그때는 자신만만했었다.

내가 하고싶은게 뭘까...이루고 싶은게 뭘까...궁리하면서 고르고 골라 세가지를 떡하니 적어놓고

언제쯤 다 이루었을까 미래가 궁금해지기도 했으니까.

근데...그 중 단 한가지도 이루지 못하였다. 아직은..

그 중 한가지가 세계일주다.

어릴때부터 난 세계여행이 하고 싶었다.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죽기 전에 세계 구서구석을 샅샅이 구경하리라...생각했었다.

그때는 비행기타고 외국 나가는 것이 지금 달나라 간다는 것처럼 요원한 일이었지만

꼭 이루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말 세상이 좋아져 지금은 해외여행을 너무나 쉽게 많이들 다녀온다.

신혼여행은 당연히 해외로 나가고 아이들 수학여행까지 해외로 나간다.

더군다나 방학이면 어학연수란 명목으로 많은 아이들이 외국을 간단히 드나들고

명절연휴가 조금만 길어도 비행기표가 동이 날 정도가 되었다.

이런 시대에 살면서도 나는 아직 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여행서를 끼고살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중이다.

온 세계 구석구석...감히 엄두도 못낼 오지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느끼니 말이다.

어느 날은 푸른 지중해에서 넋을 놓다가 어느 날에는 일본 맛집 순례길에 오르고

또 어느 날은 사막 한가운데서 길을 잃기도 한다.

내 몸은 생활에 매이어 꼼짝을 못하니 언제쯤 훌쩍 떠날 수 있을까...

이리저리 내 몸이 자유로워질 시점엔 내 나이가 너무 많아 떠날 용기도 기운도 없어져버리는 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