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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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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얼굴 하나


BY 햇살나무 2010-10-04

옛 생각을 하다보면 보고싶은 얼굴이 많이 떠오른다.

얼굴도 가물가물하고...이름도 가물가물한데

그 추억만은 또렷이 남아 두고두고 즐겁다.

요즘 남자의 자격에 돌풍을 일으킨 박칼린쌤..

그녀는 내 고등학교 1년 선배다.

처음 학교에서 그녀를 봤을때 남다른 외모에 어디서든 눈에 띄었고

그 당시 잘나가던(?) 연극부 언니들이 함께 다녔기에 그 중 몇몇은 우리들의 우상이기도 했다.

여자뿐이었던 여학교에서 남자선생님을 제외하고 우리의 관심은 약간은 중성스러운 친구들이나

선배들에게 쏠렸는데 그 중심에 있었던듯 싶다.

어느 비오는 날..

누군가가 창밖에 그녀들이 있다고 외쳤고

우리는 우르르 창가로 몰려가 쏟아지는 빗줄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운동장을 걷고있던 그녀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ㅎ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빗속을 걷던 그 객기나

그걸보고 멋지다고(도대체 뭐가?) 꽥꽥거리며 소리질러대던 우리들이나

그 나이였기에 가능한 유치함이였고 풋풋함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그녀의 인터뷰를 우연히 보고

반가운 마음과 함께 그녀가 이룬 것에 비해 나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였음에

자괴감이 들었다.

그리고 또 몇 년의 세월이 흘러 그녀는 내가 즐겨보는 남자의 자격에

떡하니 나타나더니 모든 시청자들을 휘어잡고말았다.

여전히 나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화면에서 그녀를 보는 내내 즐겁고 가슴 벅찼다.

오래전 그때처럼

그녀는 여전히 나의 우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