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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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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흐림.


BY 햇살나무 2010-09-27

문득....까닭없이 우울해질 때가 있다.

아....날이 흐려그렇구나....

아....생리때문인가 보구나...

아....가을이라 그런가...

그때 그때 굳이 이유를 갖다대자면 영 없는 것도 아니다.

날씨가 화창한 날보단 하늘이 잔뜩 가라앉은 날일 경우가 많고,

이유없이 짜증이 나서 한바탕 신경질을 부리고 나면 아차..그 날이구나...싶을 때가 있고..

공연히 가을엔 마음이 허해져서 가슴 한켠 시린 바람이 휭...지나가듯 서글프기도 하니까.

그런데...오늘, 그 세가지가 다 겹쳐있으니 오늘 찾아온 이 우울은 당연한 것인가...

지금 나는 어디쯤 와있을까....?

봄..여름 지나고 이제 막 가을로 들어서는...딱 그 즈음이지 않을까.

푸릇푸릇했던 봄도, 뜨거웠던 여름도 다 지나고 이제 곡식을 거둬들여야하는 가을...

높고 푸른 하늘에 선선한 바람...참 좋은 계절이긴하나 이제 곧 긴긴 겨울이 시작될텐데...

시어머님 나이 이제 여든...

그 연세에 그만큼 정정하기도 힘들지만 이젠 딱히 낙도 없고 재밌는 일도 없다시네..

노인학교에서 노래를 가르치실 정도로 열성적이시고 흥도 많으실뿐 아니라

여행도 자주 다니시고 즐겁게 사시는듯하나 그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로우시리라..

이제 칠순이신 친정 아버지..

당뇨로 눈도 많이 어두워지시고 젊었을 때 그리 건장하시던 분이 보기 딱할만큼 살이 빠지셔서

뵐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얼마전 시외할머니 백순잔치엘 다녀왔다.

아흔의 나이에도 대구에서 부산까지 혼자서 기차타고 다니실 정도로 정정하셨던 분.

지금은 요양원에서 휠체어에 의지해 사람도 잘 못알아보시고 음식도 잘 못드시지만

식사를 못하실땐 링거를 맞으며 생명을 연장하신다.

만수무강하세요...라고 적힌 플랜카드가 참 머쓱하게 느껴졌었다.

나이가 들수록...죽는 건 두렵지 않은데...늙는다는 것이 두렵다.

내가 늙는 것도 두렵지만 내 옆에서 나보다 먼저 늙어가는 이들을 지켜보는 것과

그들의 죽음을 보아야한다는 사실도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그냥....오늘은...이런저런 생각이 드는...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