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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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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일뿐....


BY 시냇물 2011-04-30

 

주말인데 하늘은 마치 내 마음처럼이나 잔뜩 흐려있다

어제 남편과 작은딸램 문제를 의논하려다가 서로 감정싸움이

되버리고 말았다

 

평소에도 늘 말로써 내게 상처를 예사로 주는데 어제따라

그의 말은 비수처럼 내 가슴을 후벼파고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작은딸램은 이제 막 결혼생활을 시작하여 11개월 된 아기를

키우며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다

아기는 자꾸 커가고 남편 혼자 벌어서는 아둥바둥 살기도

버겁다며 자기도 직장을 나가야 한다며

손녀딸을 우리집 가까운 어린이집에 맡길테니

오후시간엔 내가 좀 봐 주었으면 한다고 얘길한다

 

작은딸램 집과 우리집이 가깝기라도 하면

나도 그 얘길 선선히 들을 수가 있겠는데

나 혼자 결정할 일도 아니고, 남편에게 의논을 해보니

쉽게 대답을 안 한다

 

그러더니 무슨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작은딸램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 "능력이 없으면 애를 낳지

말던지 해야지, 자기 자식은 자기가 키워야지 그 학벌에

그 능력에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거야!"라는 독설을 거침없이

해대면서 나까지 싸잡아"당신은 타고 태어난 게 암것두 없는

사람이야"라며 기어코 내 눈에서 눈물을 빼고야 만다

 

아니,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하는데 바보같이 또 눈물이 나왔다

 

그와 함께 한 5년의 세월을 돌이켜 보면

자기 마음대로 상대를 재단해서 판단하고 수시로 상처를

주는 말을 서슴치 않아 혼자 속으로 그걸 삭이는 시간들이었다는

생각만 든다

 

누구든 자신의 잣대에 맞는 사람만 인정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차없는 독설로 무시하고, 핀잔주기 일쑤인

그의 오만과 독선이 점점 나를 나답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아니, 그의 잣대에 나를 맞추려 애를 쓰다보니

점점 나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일뿐, 내가 자기가 될 수는 없는건데...

 

 

나를 찍어 누르면서 얻는 건 과연 뭘까?

 

내가 그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남편으로 받아 들이겠다는

선택을 했는데 이런 내게서 스스로 존경을 거두어

가는 건  자기 자신이 아닌가 말이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하필이면 가장 안 좋은

말로 이리도 심히 내 가슴을 갈갈이 찢어 놓는지.

 

 

하늘도 이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다는 듯 천둥에,

번개에, 장대비까지 쏟아지고 있다

 

정녕 남녀가 만나 결혼생활을 한다(특히나 재혼)는 건 이토록 험하고도

아득한 고난의 길이었던가?

 

"결혼은 미친 짓이다, 재혼은 더더욱 돌은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