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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반, 굴 반! 발 아래 밟히는 게 전부 생굴!


BY *콜라* 2010-07-22

 

코끝에 쌀쌀한 겨울 바람이 아직 차가운 듯 불어오지만, 겨우내 내리는 비에 가라앉은 마음을 털어내러 가까운 바다로 달려가 보자. 바다를 가르며 달리는 뱃머리에 부딪쳐 부서지는 물보라를 맞으며 따뜻한 봄볕 부서지는 나누스 베이(Nanoose Bay). 호슈베이에서 배를 타면 1시간30분 거리, 나나이모에서 다시 30분 거리니 밴쿠버에서 꽤 가까운 곳이다.
봄방학을 맞아 설레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랜만에 나서는 섬 나들이. 자칫 스쳐 지나가기 쉬운 길이므로 신문의 사진을 오려서 호미와 고무장갑, 쇠꼬챙이, 갈퀴를 챙겨 봄 기운이 생동하는 바닷가로 떠나보자. 1박2일 혹은 당일 코스로 적당하다.

■ 호슈베이에서 출발!!!

3월9일 아침, 웨스트 밴쿠버에 위치한 호슈베이 선착장에서 출발했다.
호슈베이에서 출발하는 첫 배는 7시30분, 써머타임 적용을 깜빡 잊은 일행들 모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0시30분 페리를 타기 위해 요금소에서 요금을 지불하고 긴 줄 끝에 섰다. 요금은 소형 차량 1대 왕복 70달러, 차 안에 승객은 어른 11달러, 어린이 5.5달러 차량에 탑승한 채 승선하게 된다. 
배가 출발하고나면 카페테리아에서 늦은 아침과 바다를 구경하며 커피 한잔을 마시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선다. 이번 여행에 동행한 사람은 봄방학을 맞은 자녀에게 체험여행을 해주고 싶어서 나선 세 가족, 9명이다. 
호슈베이에서 배로 약 1시간40분만에 나나이모에 도착, 조개와 굴을 채취할 수 있는 ‘나누스 베이’를 향했다.
굴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바닷물이 약 5피트 이상 빠져나가야 굵은 굴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밀물 때는 굴과 조개의 양이 풍성하다. 이때 긴 장화를 신고 물에 들어가 잡아 보는 것도 가능하지만 옷이 물에 젖는 등 여행객으로서는 불편하다.

 

■ 19번 도로 선상 우측에 ‘나누스 베이’
나나이모에서 북쪽 19번 도로를 따라 30분 가량 달려가면 차도 우측으로 큰 광고 간판이 30개 가량 줄지어 서 있는 게 보인다. 육교 옆 ‘맥도널드’ 간판이 보이고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지점이 있다. 90km 속도제한 간판 근처에 차를 세우면 오른쪽으로 탁 트인 바다가 보이고 차량이 다니는 도로 아래 철로를 가로질러 내려가면 목적지인 ‘나누스 베이’ 바닷가가 나온다.

 

직접 잡은 굴을 바닷물에 씼어 그자리에서 먹는 맛은 새로운 맛과 경험이다.

 

[쓰윽 한번 긁기만 하면 돌 반 조개반 굴 반]

나나이모에서 출발 한 지 30분 남짓 한 거리에 나누스 베이가 있다. ‘나누스 베이’는 발 아래 밟히는 돌들이 전부 굴 아니면 조개. 특히 바지락 조개가 유난히 많은 곳이다.
바닷가에는 밀물에 쓸려 나온 굴 껍질이 바다 흙을 덮고 있다. 이 껍질아래로 ‘쓰윽’ 한번만 긁기만 해도 어른 숟갈 크기만한 바지락이 우수수 나오는 게 보인다. 
아이들이 탄성을 질러대며 삼삼오오 몰려 다니며 굴을 쪼고 땅을 파 조개를 잡기에 바쁘다. 밴쿠버에서 굴과 조개는 ‘캐는 것’도 ‘잡는 것’도 아니라 정확한 표현은 ‘줍는 것’이라고 해야 할 듯. 긴 장화를 신고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돌무더기를 젖히며 열심히 굴을 쪼아댔지만, 서툰 초보들에게 쉽게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굴에 속만 태우는 아이들. 어렵게 아이 손바닥만한 크기의 굴을 바닷물에 씻어 한 입씩 먹어본 사람들은 마켓에서 사 먹던 굴에 비교 할 수 없는 진한 향과 맛에 감탄했다. 세 개를 먹고 난 아이에게 더 먹겠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흔들며 도망간다. 어지간히 굴 맛을 본 사람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굴을 채취하고 조개를 잡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굴, 조개잡이 추억 만들기에 바쁘다. 

 

[바다낚시 라이센스 1개당 15개의 굴이 허용량]

바다낚시 라이센스를 소지한 1인이 가지고 올 수 있는 굴의 양은 15개. 조개는 75개가 법적인 허용기준이다. 법적으로는 바닷가에서 섭취한 숫자도 포합되지만 확인할 방법이 애매모호해 제외되는 편이다. 만약, 허용치 이상의 수량을 가지고 나오다가 해양감시원에 적발되면 굴 1개, 조개 1개 당 50달러의 벌금이 부과 된다

 

Tip
-1회 단발로 굴잡이 체험을 할 경우, 가족 가운데 중심이 되는 한 사람의 라이센스만 구입, 바닷가에서는 함께 체험만 즐기면 경제적.    
-굴까기 전용 도구 대신 호미를 가지고 가면, 돌에 붙은 굴을 떼어내기와 굴이 호흡하는 약한 부위를 찾아 초보자들도 채취하기가 쉽다.

 

[굴을 먹을 수 있는 계절]
1월, 2월, 3월, 4월, 9월, 10월, 11월, 12월.

[준비물]
바다낚시 라이센스, 장화, 고무장갑 혹은 손바닥이 고무로 입혀진 면장갑, 굴과 조개를 담을 플라스틱 통, 조개를 잡기 위한 쇠갈퀴, 호미나 쇠꼬챙이

 

 

여행 후....

 

어디를 가든 남편과 동행이라 속옷과 도구, 사소한 준비물까지 꼼꼼히 챙기는 편이므로

나는 편하게 여행을 다니는 편이다. 모든 걸 아내가 준비해야 하는 한국에서처럼 이라면 여행이 즐겁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을 한다.

사진 속 주황색과 흰색의 점퍼를 입은 사람이 콜라 남편 브래드피터 정. ㅋㅋ

라이센스 당 허용량이 있지만 바닷가에서 먹는 건 허용량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일단 초고추장 가지고 가서 실컷 먹고, 어떤 아줌마는 까서 유리병에 담아 젓갈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건 정말 절대 해서는 안될 부끄러운 행위이다.

열 다섯개를 가지고 근처 수협에서 한 자루에 1만원 정도의 굴을 사서 숙소에 가면

구워먹고 튀겨먹고 ...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을 만큼 푸짐하므로 굳이 불법을 저지르는 몰상식은 하지 않아도 좋다.

굴 체취는 해마다 봄에 다녀온다. 

 

(글/ 사진: 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