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
도자기 선생님께서 하필 이날 귀가 빠지셔서
초대하지 않아도 부모님 생신보다 먼저 기억나고
잊어버렸다고 넘어가고 싶어도 온 나라가 봉축법요식을 하니
그렇게도 하기 어렵다.
해마다 이 날 도자기 선생님댁에서는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 조촐한 모임을 갖는다.
5월22일, 부처님 오신 날
예년처럼 일찌감치 수염자르는 가위와 면도기 세트를 사 들고
선샘댁으로 갔다.
한국서 공수해 온 커다란 통나무 탁자가 휘어지도록 산해 진미가 차려져 있고
초대 손님 열 다섯명이 앉아 케잌에 불을 키고 축하송을 불렀다.
‘생일 축하 합니데이~~~~ 사랑하는 선생님 생일 축하 합니데이~”
불도 끄고 박수도 치고 1차 축하가 끝났는데
케잌이 또 있다며 누군가가
신세대 스타일로 축하 송을 다시 부르자~
제안했다.
생일을 맞은 당사자가
생일 축하곡의 멜로디에 가사만 바꿔서 선창
“생일 축하 합니까?”
축하 손님들인 우리가
“오~~~~~~~~~~ 예!”
“생일 축하 합니까?”
“오~~~~~~~~~ 예!!!”
사랑하는 우리 선생님 생일 축하 합니다…… 로 끝.
ㅋㅋㅋㅋㅋㅋ
살짝 가사를 바꿨는데도 흥이 나고 재미있다.
모방도 창조라고 했던가.
돌아 오는 차 안..
“콜라 사랑 합니까?”
망설임 없는 그의 화답.
.
.
.
.
.
“오~~~~~~~~~~~~~~ 예!!”
ㅎㅎㅎㅎㅎㅎㅎ
고백 하고 고백 받기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