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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


BY 나수다 2014-06-08

지난 글에서 힐빙 아줌마가 되자고 외친 내 자신이 요즘 힐빙을 실천하는 장르는 바로 춤.

한마디로 요즘 나는 춤바람난 아줌마다.  바로 장르는 아르헨티나 탱고.

 

춤바람  

 

소름끼치는 알파치노의 장님 탱고 연기. 아직 많은 이들이 댄스스포츠의 정형화된 컨티넨탈탱고와 아르헨티나 탱고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새로운문화 탱고를 조금이나마 알리고 싶다.

탱고의 오리지널은 아르헨티나 탱고이고 미국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댄스스포츠의 공연종목인 탱고가 새롭게 변형된것이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탱고는 원어로 "땅고" 라고 하며 남자무용수 "땅게로" 여자무용수 "땅게라" 로 칭한다. 내가 땅고를 배우면서 땅고를 표현한 멋진말이라고 생각되는 표현은 땅고는 " 한개의 심장과 네개의 다리로 춘다" 는 말이다.

 

춤바람  

 

심장부분 상체는 바짝 밀착한채 네개의 다리가 한개처럼 움직인다.  이때 다른 춤과 달리 치명적인 땅고의 매력에 빠지는 한가지 요소 " 즉흥성" 이다.  난 한때 무용 전공을 고민할만큼 여러 장르 춤을 춰봤는데 모든 춤과 다른 땅고의 매력은 남자의리드에 따라 즉석에서 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여자는 남자의 리드에 따라 즉흥적으로 춤을 추게된다.  그래서 남자또한 몸과 머리를 쉴새없이 움직여야 하는 노련한 테크닉이 필요하다.  땅고야 말로 남자를 잘 만나야 제대로된 춤을 춰볼수 있다. 남자 잘만나야 하는 결혼 복불복과 탱고의 운명이 닮은꼴이다.  남자또한 자신이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자를 만나야 춤다운 춤을 출수있고 모르는 남녀가 탱고를 통해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어 가는 순간 둘만의 공감대와 성취감을 공유할수 있다.  이로인해 탱고를 "3분간의 로맨스" 라고도한다. 무용전공하지 못한 평생의 후회는 결국 이 나이까지 이어져 남편의 체념적 허락을 통해 땅고로 발산하는 요즘. 탱고음악을 듣고 스텝을 옮기며 혼자서도 배시시 재미있고 즐겁다.  남녀가 서로 포즈를 취하는 자세를 아브라소 라고 하는데 이번주에는 매우 밀착하는 세라도 라는 강도깊은 아브라소를 배웠는데 외간남자와 덥썩 끌어앉기가 사실 우리 문화에선 영 어색하고 서로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었다.

 

춤바람 

 

쿨한척하는 남편일지라도 이 장면에선 분명 심기불편 모드로 즉시 전환될일임을 알긴하지만서도 문화의 하나로서 열강하시는 선생님께 협조하는 수강생의 자세로서 열심히^^ 외간남자와 아브라소를 하였는데 강사님 말씀대로 시간이 지나니 그 또한 처음처럼 이상스럽고 별스럽지는 않다는것, 또한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남녀가 함께 춤을 통해 교류하는 모습은 처음내게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누군가 말대로 부부가 죽기전에 해야할 버킷리스트중에 하나가 땅고라는데... 도대체  예술 감성이라곤 찾아 볼수 없는 울 남편왈 " 허락은 할테니 혼자서 열심히 추라" 할 정도니 ㅠㅠ~~ 고마워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원~~  암튼 그덕에 팔자에도 없던 프랑스 남자를 비롯해, 10년 이상 연하남들과 땅고로 친구가 되어가니 고마운쪽에 비중을 두긴 해야겠다.

남자가 아닌 춤을 좋아하는 나를 신뢰하고 허락한 남편이기에 나또한 함께 하자는 압력은 더 이상 넣지 않고  그 기대를 아들에게로 옮겨 계속 아들을 세뇌시키는중에 거의 아들이 넘어온 상태라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 시점이다. 

 

그래도 나는 노년의 부부들이 땅고를 즐기는 모습이 너무 부럽다.

내 주변에 모든 부부들이 아르헨티나 탱고를 알고 함께 즐기게 하고싶고 무디고 무딘 내 남편 또한 언젠가는 감성돋는 땅고음악에 맞춰 나를 리드하는 멋진 땅게로가 되어주는 꿈을 나는 아직도 포기할수는 없다.

내게 노년까지 힐빙이 되어줄 장르는 역시 춤인가 보다.  이나라는 언제쯤 남자들만의 주류나 놀이문화가아닌 부부유별이아닌 배우자와 함께 취미생활을 즐기고 공감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될까나...

 

춤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