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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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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님은 왜?- 너는 내 부모님께 나는 너에게


BY 만석 2011-07-26

 

너는 내 부모님께 나는 너에게


손녀 딸아이와 영감이 제 방과 거실에서 거리를 두고 눈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주방에 있던 며느님이 잽싸게 그 사이에 끼어서 아이 쪽을 바라보고 섰습니다.

“보림아. 이거 해봐. 띵까 띵까 띵~까 띵까 띵까 띵! 띵까 띵까 띵까 띵까 띵까….”

며느님은 시방 한 손에는 행주를 들고 앞치마를 입은 채입니다. 신이 나서 허리에다 양손을 얹고 엉덩이를 흔들어 댑니다.


뒤편의 시아버지가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를 모르고 당황을 합니다. 원래 소리 내어 웃는 양반은 아니지만, 웃음은 나오는데 웃을 수도 없고…. 웃음이 터진 쪽은 오히려 시어미입니다. 엉덩이를 흔드는 며느님보다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애를 쓰는, 내 영감의 일그러진 만물상이 볼만 해서입니다. 내 웃음소리에 놀란 며느님이 뒤를 돌아보고는, 제 방으로 나는 듯 뛰어듭니다. 푸하하하. 좀 더 두고 보았어야 하는 것을….


방에 들어온 영감이 말합니다.

“그래~. 지지고 볶고 싸우면서, 사네 안 사네 하는 것보다 났다.”

“그러게 아범이 설거지하고 청소하는 거, 못마땅해 하지 말아요. 애비도 지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라잖우. 힘들어도 본인이 행복하면 되는 거예요.”

“그래도 그건 난 별로요.”

“걔들 결혼 전에 약속했답디다. ‘너는 우리 부모님한테 최선을 다 하고, 나는 너한테 최선을 다하고 살자.’고요. 우리는 아들한테 감사해야 해요.”


이 저녁.

아들의 아내 사랑이 변함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글쎄요. 내 며느님이 친정에서는 어찌 하고 살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늦둥이로 태어났다 하니 그림이 그려지기는 하지만, 아무렴 시집이 제 친정만 하겠습니까. 옛말에, ‘적어도 시집이고 커도 시집’이라지 않습디까. 시아버지는 접어 두고라도 꼬장한 시어미에 녹녹치 않은 연상의 시누이. 그리 넉넉하지도 못하고 호사스럽지도 못한 생활에 뭐가 그리 행복한지. 남편의 사랑과 아가를 향한 사랑에, 마냥 행복해 하는 며느님이 고맙습니다. 내 며느님이 늘 오늘 같이 그렇게 행복했으면 나는 참 좋겠습니다.

 

  두 남자가 시방 아가를 데리고 씨름 중입니다. 에미는 식사 중인데 좀 편히 먹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