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참 힘든 사이
“정말요? 진찌시죠?”
보림이가 유치원엘 가야 하는데 추첨에서 낙방을 했단다. 그래서 결원이 생기면 재 추첨에 참여를 해야 한단다. 재수가 없으면 한 날 같은 시간에 여러 곳에서 추첨이 있다 한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나더러 한 곳을 맡아 달라는 며느님의 요구다.
“시간이 없으면 내야지. 당연히 가야지.”했더니 화들짝 반기고 있는 중이다.
아들이 다가오자,
“오빠. 어머님한테 내가 말씀 드렸어. 가 주신대.”한다. 생각 밖의 반응을 받았다는 뉘앙스다. 아니 이 반색들은 무슨 의미람. 시어미가 응해주지 않으리라 짐작을 했던 것일까. 아마 내외가 그 일로 미리 걱정을 했던 것 같다. 무슨 걱정을 했을까. 어째서 이 할미가 보림이 일에 냉담하리라고 미리짐작을 했느냐는 말이지.
보림이가 5살이 됐으니 며느님이 내 식구가 된 지 햇수로 6년. ‘이 아이는 아직도 저 멀리 섰구나.’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씁쓸하다.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인가. 그래서 얼마나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내 딴엔 쉽게 다가올 수 있게 편하게 해 주었는데 말이야. 먼저 망가져 주고 먼저 말 걸어주고 또 먼저….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내가 그리도 악랄하고 무자비한 시어미였나?! 힘든 일이다.
보림아~!
네 엄마한티 말혀~. 할미는 이미 가슴을 열었다고 말이시. 이젠 네 어미도 언능 이 할미한테로 좀 다가섰음 좋겄다아. 근디, 보림이가 보기는 워뗘. 할미가 그리도 어려분 사람인겨? 이젠 할미헌티, 농담도 걸고 그려도 좋은디. 내는 받아 줄 준비가 충분하게 되야 있다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