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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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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가면 개고생이다!


BY 햇반 2009-04-10

집나가면 개고생이고 안하던짓 하면 역시 개고생이다

그저 고생 안하려면 가만가만, 고만고만해야한다
그러니 발발거리고 다니는 사람들은 고생을 사서 하는것이고
그러나 그들은 그 고생이 인생의 밑거름이 될거라 믿으며 자족하며 산다

나...
나는 가만가만 산다
그래서 늘 고만고만이다
그러나 치매수준의 건망증은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 고생을 사서하게 만든다

해서 여의도  벗꽃구경을 갔다
벗꽃이야 아파트 단지를 한바뀌만 둘러 보아도 눈이 부시도록 볼수 있고
고즈넉한 산책을 즐길수 있을만큼 한적하거늘...

여의도를 안가본것도 아니고 , 이미 여의도엔 벗꽃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검증한바 있거늘 해마다 뉴스에서 벗꽃이 화면에 비치기라도하면 홀린듯 벗꽃

늘어진 여의도로  벌나방처러 뛰어드는건 왜인지...


지하철 역사를 빠져나오니 대머리를 연상케하는 국회의사당과  순복음교회가 

벗꽃보다 시야에 먼저 들어온다

첫날이라  펑펑대고 쏘아올리는 불꽃을 보며 한동안 넋을 잃고 배고픔도 잊은체

벗꽃밑에서 갖은 폼을 잡으며

민망한 표정을 지어내길 어언 두시간...

낮은 풀랫슈즈를 신었어도 두시간의 도보는 발이 아프다
투덜거리며 이제그만 가자며 남편팔을 잡고 아이처럼 보챈다

 

오랜만에 남편과 나란히 어깨를 맛대고 앉아 지하철의  많은 사람들을 본다
눈을 감는다
눈에 밟히는게 벗꽃인지  사람인지...

간단히 요기한 빵으로도 배고픔이 채워지지 않는지 서서히 배가 고파온다
그제서야 집에 홀로 있을 딸 생각에 마음이 급해지고 발도 아프고 힘이든다


남편의 어깨를 툭 치며,
"집나가면 개고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