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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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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인생


BY 햇반 2006-08-25

 

내가 하는 축구는 게임이 아니라 단순한 재미다.

 

아주오래전 대입시험이 끝나고 여자친구와 남자애두명, 스케이트장에 갔었다.

시골 논밭의 스케이트장,그옆 논바다엔 발목도 안차는 물이 얼어 있었다.

벼가 잘린 흔적이 삐죽이 군데군데 올라와 있는...

그곳에서 찌그러진 깡통으로 축구를 했다.

고3이면 말만한 나인데...

깡통은 얼음위로 너무 잘 굴러다녔다.

네명이 깡통을 ?아다니며 기운이 뺐다.

누가누구랑 편을먹었는지 누가 이겼는지 그런건 모른다.

단지 그 깡통이 얼음위로 너무 잘 굴러 다니고 난 열심히 그 깡통을 이리저리

차느라 정신이없었다는거,그리고 그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그날 기억은 지금껏 생생있다.

물론 그 남자애들의 이름도 얼굴도 현존 유무 알길이 없다.

그러나 그날 축구는 재미있었다.

사람을 기억하는 것보다 즐거운 일이다.

 

지난주 동해안이 성깔을 부렸다.수영은 당연불가.

축구를 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파도의 응원으로

이상하게 남편이 공을 잡으면 난 오금이 저려온다.

그냥 풀석 그 앞에 주저 앉는다.

낄낄 거리면서...

공을 ?으로 가서는 그 앞에 풀썩 주저앉는 나를 아들이 질책한다.

아들과 편을 먹고 2대일로 덤벼도 속수무책이다.

열심히 ?다가도 부?히면 맥없이 주저앉고 마는

난 아무래도 남편의 적수가 안된다.

그러나 즐겁다.

힘없이 무너져도 연신 웃음이 질질흐르고  간혹 덤으로 공을 받아

엉뚱하게 패스해도 깔깔대며 자지러진다.

축구는 나를 즐겁게 한다.

정석때로만 아니라면, 난 언제나 즐거울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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