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집에서 지내던 내가 윗층의 소음을 참지 못하고 분통을 터뜨리고 말았다.
일명 맞짱~
난 맞짱 이렇게 뜬다.
편지로....
헤~~
to:윗층님께
아래층 이웃입니다.
결혼을 해서 아이 낳고 정신없이 살았다 싶은데 우리 아이가 벌써 중학생이 된다는군요.
잘은 모르지만 303호 아이들도 곧 학생이 될테지요.
지난번 현관에서 잠깐 뵌적이 있지만,이사오고 곧바로 3층에서 소음이 들리자 잠깐
얼굴이라도 뵐 생각을 했었지요.
별다른 뜻은 없었고 아이들 키우면서 힘들다 보면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점 미처 둘러
볼 겨를이 없을듯 싶어 내가 먼저 찾아보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거든요.
공동체 주택에서 일어나는 비일비재한 일들이 나를 비껴 갈꺼란 생각은 해 본적 없지만
여지껏 이런 일로 이웃과 불편을 해소한적은 없었기에 조심스럽군요.
윗층에서 조금 소란스럽다고 아래층에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아닐까.
아이들 다 컸다고 남의 입장 나몰라라 하는건 아닐까.
지난번 저희 아저씨가 새콤에 연락을 했을때도,내가 어느날 오후엔가 감기기운에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요란한 소리에 잠이 깨어 비몽사몽간에 경비실에 전화 한것도
그런 저런 이유로 이또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요.
공동체 생활에선 공동의식이란게 있읍니다.
한번쯤 나 아닌 남의입장을 둘러 보려는 아량.
그럴때 상대방도 나도 서로의 입장을 포용하려는 자세도 생길수 있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한창 뛰어노는 나이란거 모르는거 아닙니다.
엄마도 나름대로 힘들테고 아이들에게 주의 시키는거 모르는거 아닙니다.
하지만 그 입장 알면서 이러는 제 고충 또한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서로의 고충을 조금씩 덜고자 하는 뜻이니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 들였으면 좋겠네요.
아이들이 엄마말을 너무 안듣는다 싶을땐 아래층의 무서운 호랑이 아저씨가 산다고
하얀 거짓말로 한번 찾아 오신다면 기꺼히 호랑이 되 줄것이고,못된 마녀가 산다고 마술에
걸리면 큰일난다고 마녀 구경을 가자고 내려 온신다면 마녀가 되어 드릴게요.
그렇게 놀러 오셔서 아이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심어 주면 조금은 그 넓은 거실을 덜
뛰어 다니지 않을까 싶네요.
추운 겨울이라 마땅히 낯에 뛰어다닐 공간이 없어 어려운 줄 알지만 게다가 이 아파트는
유난히 소음에 많이 노출이 되어 있다는군요.
그래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일찍 재우는가 봐요.
밤늦은 시간에 뛰는건 확실히 줄었어요.
일찍 자고 건강해서 그런가..
낮에 너무 많이 뛰거든요.
혼자 조용히 책을보거나 글을 쓰려고 하면 옛날 생각이 나서 집중이 안된답니다.
옛날 시골에 살때 쥐 있는 집에 살았거든요.
초저녁만되면 밤새 우루르우루르 몰려다니는 쥐들의 공포속에서 떨던 기억이 조용한 낯에 혼자 있노라면 온통 신경이 천정으로 곤두박질서거든요.
님의 귀한 자녀들...
한참 커가는 아이들에게 덕담만 들려줘야 하는데 만약 내가 천장에다 대고
매일 마녀처럼 주문걸듯 주절거리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어요.
그럴일은 없겠지만요.
기분 나쁘게 듣지말고 언니뻘 되는 사람에게 잔소리 좀 들었다 생각해줘요.
그러면 덜 기분나쁘고 언니니까 금방 잊혀질 테니까요.
정 언니의 잔소리가 거슬려서 한번 붙어 보고(일명맞짱)싶으면 한번 놀러와도 좋구요~
그럼 건강하세요.